"도쿄올림픽 시설 인근 방사선량 원전 사고 前 평균의 1천775배"

작년 일본 후쿠시마현 일대를 태풍이 강타한 후 방사성 물질이 오염 제거 작업이 대략 마무리된 지역으로 다량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국제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올여름 도쿄올림픽에 활용될 시설 인근의 방사선량은 원전 사고 전 후쿠시마 평균 방사선량의 1천700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린피스 저팬은 오늘(9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 10월 16일∼11월 5일까지 후쿠시마현 일대의 방사선량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그린피스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10월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휩쓸고 간 후 후쿠시마 일대를 조사한 결과 방사선량이 주변 평균보다 몇 배 높은 '핫스폿'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특히 도쿄올림픽 관련 시설 인근의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20㎞ 거리에 있는 J 빌리지 일대에서도 핫스폿이 확인됐습니다.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출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지표면에서 방사선량이 71μ㏜에 달했습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원전사고 전 후쿠시마현의 방사선량을 보여주는 지표인 '백그라운드치'는 0.04μ㏜였습니다.

그린피스 측은 이 정도의 방사선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위험이 제로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반응했습니다.

아울러 핫스폿에 있는 방사성 물질이 무엇인지, 사람이 해당 장소에 계속 머무는지, 기상 현상 등의 영향으로 방사성 물질이 이동하는지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단순 비교하거나 간단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그린피스는 이번에 조사한 장소는 대강의 제염 작업이 종료한 곳이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큰비가 내리면 숲에 쌓여 있던 방사성 물질이 비와 함께 이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