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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발사→김여정 비난→김정은 친서→또 발사…북한은 왜?

[취재파일] 발사→김여정 비난→김정은 친서→또 발사…북한은 왜?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cs7922@sbs.co.kr

작성 2020.03.09 14:08 수정 2020.03.10 17: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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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발사→김여정 비난→김정은 친서→또 발사…북한은 왜?
북한이 오늘(9일) 오전 7시 36분쯤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다수의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했다. 발사체는 최대 200km를 비행했고 여러 종류의 방사포가 포함된 합동타격훈련이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정확히 어떤 무기를 발사했는지는 내일 아침 북한 매체들을 통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달한 지난 4일 이후 5일 만에 이뤄졌다. 그 하루 전인 지난 3일에는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저능하다고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또, 그보다 하루 전인 지난 2일에는 초대형방사포를 비롯한 북한군의 화력타격훈련이 있었다.

다시 시간순으로 배열해보자. 북한은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한 뒤 청와대가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강한 우려'를 표명하자, 김여정 담화로 청와대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만 하루도 안 돼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는 감성적인 친서를 보내왔다. 남북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그런데, 불과 5일 만에 북한은 다시 단거리발사체를 발사했다.

● 북한, 발사체 또 발사한 이유는?

북한의 오늘(9일) 발사는 일단 군사적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2일 발사가 초대형방사포의 연속타격능력과 확산탄 장착, 실전배치를 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이듯, 이번 발사도 지난해 개발한 신무기의 실전배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훈련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치적 의도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이틀전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추가 발사를 시사한 데에서 보듯, 누가 뭐라하든 북한은 갈 길을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또, 친서 이후 5일 만에 다시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한 의도도 생각해볼 수 있다. 친서를 통해 남북협력의 분위기를 물씬 풍겨놓은 뒤 그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발사체를 발사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금 우리 정부에게 자신들의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시비를 걸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김여정이 담화에서 비난했듯이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상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요구가 우리 정부에게는 좀 더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이 생겼다. 김 위원장이 친서로 남북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정부로서는 강력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오늘(9일)도 청와대가 긴급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지만, 2일 장관회의 결과와 톤이 달라진 것이 이를 보여준다. 2일 관계장관회의 이후 청와대가 내놓은 자료에는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취한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러한 행동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반면, 오늘 관계장관회의 이후 나온 자료에는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지적"한 데 그쳤다. '강한 유감'이라는 표현은 오늘 합참 자료에서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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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위원장, 북 미사일 ● 북한 군사행동은 계속될 텐데

문제는 북한의 행동이 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있다. 북한은 앞으로도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군사적 행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지금은 단거리발사체에 그치고 있지만, 새로 건조한 잠수함에서의 SLBM 발사나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새로운 전략무기의 시험발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다.

북한은 자신들의 군사적 행보는 행보대로 진행하면서 남한 정부가 이에 시비를 걸지 않고 따라올 것인지 아닌지를 타진하고 있는 것 같다.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북한의 행동에 시비를 걸지 말라는 주문인데, 남북협력의 가능성을 조금씩 열어두면서 우리 정부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북한의 의도대로 일이 진행돼 남한으로부터 일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 북한의 태도이다. 군사 행보를 자신들의 계획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정부가 보건 협력이나 개별관광 등 대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어차피 유엔 제재 하에서 남한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남북 정상 친서 ● 남북의 패, 누가 유리한가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도 그냥 지나칠 수 없고 남북관계 개선도 추구해야 하니 행보가 원활하지 않다. 이렇게 엉거주춤한 상황은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높여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정부로서는 어떻게든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북한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같은 목표를 이루겠다는 생각이겠지만, 당장 진행되고 있는 남북 간 밀당의 과정을 보면 남한의 패가 북한의 패보다 유리해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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