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이탈리아, 극장·박물관 등 전면 폐쇄

이탈리아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극장과 영화관 등 오락 시설에도 일제히 폐쇄령이 내려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의 극장, 영화관, 박물관, 스키 리조트 등을 비롯한 기타 오락 시설을 잠정 폐쇄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온라인에 공개된 포고문에 따르면 전국 각급의 학교를 비롯해 나이트클럽과 카지노도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식당과 술집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으며, 이것 역시 이용자들이 최소 1m 이상 떨어져 앉을 수 있다는 점이 보장될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북부 롬바르디아주와 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주에 걸친 15개 지역을 내달 3일까지 '레드존'으로 지정하는 행정 명령안을 마련했습니다.

확대된 레드존, 즉 봉쇄령 대상 인구는 1천600만 명으로 이탈리아 전체 인구가 약 6천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4분의 1가량이 영향을 받는 셈입니다.

이 명령은 다음 달 4일까지 효력을 발생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번 명령으로 로베르토 스페란차 스포츠부 장관은 축구 당국도 세리에A 축구 경기의 개최를 중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 축구 연맹은 오는 10일 임시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으나, 8일 두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밀라노에 자리한 증권거래소도 예정대로 9일 개장할 예정입니다.

이탈리아의 주요 지수는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한 지난달 이후 17% 하락했습니다.

한 증시 관계자는 로이터에 공격적인 매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7일 기준 233명에 달해 진원인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이 같은 확산세에 주요 정치인도 잇따라 감염돼 북부 피에몬테의 주지사도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다만 증상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연립 정부의 한 축인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의 니콜라 진가레티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도 걸렸다"며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