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읍-두 선거구'…법에 없어도 밥그릇 지키기

김수영 기자 swim@sbs.co.kr

작성 2020.03.07 21:09 수정 2020.03.07 22: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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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선이 40일도 안 남은 시점에 국회에선 선거구가 정해졌습니다. 이번에도 여야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법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읍 단위를 쪼개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 총선에서는 세종이 갑과 을, 둘로 나뉘고, 군포 갑·을은 하나로 합쳐집니다.

선거구 획정위의 초안은 4개 지역구 통폐합 등이었지만, 여야가 막판 짬짜미를 통해 '밥그릇' 변화를 최소화했습니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입니다.

16개 리 가운데 10개는 화성갑에, 6개는 화성병에 속하게 됐습니다.

읍면동 분할은 현행법상 아예 허용되지 않는데, 봉담읍에 한해 이번 총선만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꼼수를 공직선거법 부칙에 넣었습니다.

[권칠승/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병) : 비록 21대 총선에 한한다는 단서가 있지만, 나쁜 선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입니다.]

정치인의 잇속에 따라 선거구를 멋대로 정한다는 '게리멘더링'에 빗대 '봉담멘더링'이란 말까지 나옵니다.

면적은 넓지만,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강원도에서는 춘천 일부를 떼어 철원, 화천, 양구에 붙였습니다.

남은 춘천 일부는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이 됐는데, 정작 이 선거구에는 철원, 화천, 양구가 없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어렵게 결정을 했는데, 그걸 또 여야가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면 획정위 독립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는 선거구를 선거일 1년 전까지 정해야 한다는 법을 과거처럼 이번에도 어겼습니다.

선거법이 경기 규칙이라면 선거구는 경기장인 셈인데, 이렇게 막판에 몰려 경기장을 정하니 기성 정치인들에게 유리하게 결정하는 악습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정삼,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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