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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로나19'에 발목 잡힌 한국 유도…도쿄올림픽 준비도 '비상'

'입국 금지-격리 조치'로 국제 대회 출전길 '험난'…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도 '악재'

[취재파일] '코로나19'에 발목 잡힌 한국 유도…도쿄올림픽 준비도 '비상'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한국 유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제대회가 취소되고, 또 앞으로 예정된 대회에도 출전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도쿄올림픽 출전은 물론 올림픽 준비에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남자 유도 안바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코로나로 대회 취소-입국 제한 조치로 출전도 '불가'

국제유도연맹은 어제(4일) 모로코 라바트 그랑프리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대회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모로코 협회가 대회 개최를 포기한 겁니다.

당초 이 대회에는 남자 유도의 간판 안바울을 포함해 15명이 출전할 예정이었습니다.

악재가 이어졌습니다. 같은 날, 13일 러시아에서 개막하는 예카테린부르크 그랜드슬램 출전 역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러시아가 4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만 2주간의 격리를 의무화한다고 밝힌 겁니다.

이 대회에 출전하려 했던 20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오늘(5일) 출국한다고 하더라도 19일까지 격리되기 때문에 13일 개막하는 해당 대회 출전은 불가능합니다.

대한유도회가 대한체육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주러시아 한국문화원), 국제올림픽위원회에 협조 요청을 해뒀지만 대회 출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선수들만 예외적으로 격리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아부다비 그랜드슬램 금메달 딴 조구함(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국제유도연맨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 올림픽 출전권 랭킹 포인트도 '제자리 걸음'

대회 출전 불발로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우리 선수단이 직격탄을 맞게 됐습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은 5월 말 기준으로 올림픽 체급별 랭킹 18위(국가별 1명씩 상위 18명) 안에 들어야 따낼 수 있습니다. 남녀 7체급씩 최대 14명이 도쿄행을 노립니다. 하지만 랭킹 18위 안에 들기 위해 랭킹 포인트를 더 많이 쌓아야 하는데, 국제대회 출전 길이 막히면서 포인트를 획득 기회마저 잃게 된 겁니다.

특히 모로코 그랑프리는 포인트를 쌓기에 좋은 대회였습니다. 그랜드슬램보다 급이 낮은 대회기 때문에 각국 1진급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메달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안바울을 포함한 선수들이 국고 지원을 받지 않고 모로코 그랑프리에 자비로 출전하려 했던 것도 포인트를 위한 '투자'였습니다.

러시아 그랜드슬램에 출전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그랑프리 보다 높은 '레벨'의 대회라 포인트도 더 많습니다. 경쟁국 선수들만 포인트를 쌓을 기회를 얻게 된 겁니다. 경쟁국 선수들이 점수를 얻게 되면 포인트 격차가 더 벌어져 도쿄행이 더 험난해집니다.

현재 남녀 14체급 가운데 4체급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랭킹 18위 내에 들지 못했습니다. 남자 81㎏과 여자 -57㎏, -63㎏, -70㎏급 선수들이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나머지 14체급 선수들에게도 악재입니다. 올림픽 랭킹 상위권을 유지해야 도쿄올림픽에서 '시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시드를 받지 못할 경우, 예선 혹은 토너먼트 초반부터 세계적인 강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남자 유도 곽동한 (사진=국제유도연맹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여자 유도 김성연 (사진=국제유도연맹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 남은 대회 출전 가능할까?

우리 선수단이 도쿄올림픽 전까지 출전할 수 있는 국제대회는 5개 정도 됩니다. 당장 3월 말 조지아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4월 터키 그랑프리와 몽골 아시아-오세아니아 선수권, 5월 바쿠 그랜드슬램, 카타르 월드 마스터즈입니다.

3월 말 전남 순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가대표 선발전이 코로나 여파로 '무기한 연기' 되면서 다행히(?) 일정상으로는 조지아 그랑프리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대회 개최국들의 입국 제한 조치가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조지아와 터키, 몽골, 아제르바이잔, 카타르 등 5개국 모두 '한국발 입국자'를 입국 금지 조치하거나 자가 격리 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전제로 대회에 출전하려면 자가 격리 조치가 없는 제3국에서 2주간 훈련을 한 뒤 개최지로 이동해야 합니다. 선수들 컨디션 관리가 참 쉽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 3월부터 5월까지 해외에서만 계속 머물며 대회 출전을 이어가는 험난한 여정을 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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