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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 맡기고 긴급돌봄 나와"…돌봄 인력들 피로감 호소

"내 애 맡기고 긴급돌봄 나와"…돌봄 인력들 피로감 호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개학이 2주일 더 연기된 가운데 긴급돌봄 인력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4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1차 개학 연기로 공백이 생긴 이달 2∼6일 유치원 325곳과 초등학교 223곳에서 긴급돌봄 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 기간 긴급돌봄에는 유치원생 4천702명(12.1%)과 초등학생 3천396명(2.1%)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인천 내 초등돌봄전담사는 총 589명이다.

그동안 방과 후 돌봄교실은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운영했지만 이번 개학 연기로 인해 3∼6학년의 고학년생도 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

또 교육부가 2차 개학 연기를 발표한 직후 학교마다 제각각이던 긴급돌봄 시간을 오전 9시∼오후 5시로 늘리기로 하면서 돌봄전담사들의 업무 부담은 더 커졌다.

일선 학교에는 '교장 책임하에 모든 교원이 협력해서 긴급돌봄 체계를 운영하라'는 내용의 공문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명확한 지침은 없어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인천에서 2년째 초등돌봄전담사로 근무 중인 A씨는 "6시간 시간제로 채용됐는데 긴급돌봄 체계가 시작되니 갑자기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데 정작 내 아이들은 돌보지 못하고 매일 긴급돌봄에 투입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담사 3명이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일하는데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며 "뽑을 때는 시간제로 뽑고 급할 때만 처우 개선도 없이 과중한 부담을 안기는데 누가 기꺼이 돌봄 업무를 맡겠느냐"고 토로했다.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구하기조차 어려운 방역 물품 문제도 긴급돌봄 현장의 골칫거리다.

학교 보건실에서 비축하고 있는 마스크나 손 소독제를 돌봄교실에 일부 나눠주기는 했지만, 긴급돌봄 연장으로 인해 부족해진 물품은 돌봄전담사가 알아서 구매해야 한다.

가뜩이나 길어진 근무 시간에 방역 물품 구매를 비롯한 행정 업무까지 돌봄전담사들의 몫이 된 셈이다.

A씨는 "보건실에서 마스크 15개와 손 소독제를 줬지만 긴급돌봄이 길어지면 턱도 없다"며 "각 반에 500만원씩 내려온 돌봄 예산으로 방역 물품을 사야 하는데 인터넷에 뜨는 마스크는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동나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앞서 학생 1명당 방역 물품 구매비 3천원씩을 지원했을 때도 보건 교사들이 직접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직접 구하느라 피로를 호소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지난달 29일 낸 성명에서 "돌봄인력들은 하루 2차례 발열 체크를 하고 책·걸상과 식기까지 수시로 소독하느라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며 "마스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방역비만 지원하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은 무리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순환·탄력 근무제 등을 활용해 긴급돌봄 업무를 적절히 분배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의 경우 방과후과정반 강사와 교사들이 모두 나와 긴급돌봄을 하도록 했다"며 "특정 인력에만 일이 몰리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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