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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에도 동선 공개…지역 상권, 사실상 개점 휴업

<앵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사이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확진자들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과다 노출되거나 심지어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동선까지 공개되면서 지역 상권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조상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마다 겨울철이면 차 댈 곳을 찾기 힘들만큼 문전성시를 이루던 천북굴단지 입구에 휴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 초부터 한두 곳씩 문을 닫더니 최근에는 70여 점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아 휴업을 결정했습니다.

[조행성/천북굴단지 상인회 부회장 : 최근에 코로나 발생 이후 매출이 예년에 비해서 한 90%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요.]

이곳은 그나마 상인회 자체적인 휴업에 들어갔지만, 가뜩이나 최악의 상황에 억울하게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무창포 해수욕장이 대표적입니다.

경기도 광명과 남양주의 확진자들이 지난달 무창포를 다녀간 사실이 발단이 됐습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의 동선부터 공개하도록 한 지침을 무시하고 광명시와 남양주시가 증상 발현 사나흘 전에 보령에 다녀간 사실까지 공개한 겁니다.

무창포 해수욕장 음식점들은 절반 이상 문을 닫았고, 수산시장도 지난달 3일 이후 두 번째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김병호/보령 무창포 상인회장 : 코로나가 와서 엄청 힘들고요. 또 (증상이 나타나기) 며칠 전, 6~7일 전에 다녀간 사람들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두 명 오던 손님들까지 아예 안 오는.]

태안에서는 재해대책본부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온 관광객이 다녀간 음식점 이름까지 공개하면서 일대 음식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시장을 찾는 발길이 아예 끊겼고 수족관의 생물들이 죽어 나가면서 음식점 주인은 인터뷰 말미에 끝내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태안 특산물전통시장 상인 : 아무 이상 없다는데 어제는 진짜 개미 한 마리도 안 다녔어요. 그저께만 해도 그래도 조금 사람들이 다녔거든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투명한 동선 공개와 철저한 방역은 당연하지만 생각 없는 행정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19의 충격보다 더 큰 아픔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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