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휴게실로 돌아가는 의료진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번아웃'(육체·정신적 탈진)과 바이러스 감염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구 대학병원·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의료기관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오늘(3일) 오전 현재까지 1천여 명에 이릅니다.
보름이 지나면서 대학병원, 전담병원, 선별진료실에 투입된 의료진은 피로 누적을 호소합니다.
의사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검체 채취, 환자 치료 등으로 식사를 건너뛰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화장실도 마음 놓고 가기 힘든 환경이라고 합니다.
한 의사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9시까지 휴식 시간 없이 치료에 매달리다 보니 피로 누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간호사들은 출근 후 자정쯤 퇴근할 때까지 잠시도 앉지 못하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간호조무사 등도 강도 높은 근무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격리 병동에 근무하는 의료진은 일반 병동보다 근무 강도가 2배 이상입니다.
확진자가 급증해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환자를 접촉하거나 치료할 때 온몸을 감싸는 레벨 D 방호복을 착용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평소보다 두세배에 달합니다.
확진자를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만큼 감염 우려도 이들을 괴롭힙니다.
방호복 안에 의료용 마스크, 고글, 위생장갑 등을 착용하지만, 자칫 감염될 위험은 상존합니다.
지난 1일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던 국립교통재활병원 파견 간호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밀접 접촉한 공중보건의와 간호사 등 10명은 자가격리됐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신천지 교인인 간호사 확진자가 나온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호흡기 내과 전공의 1명이 감염돼 이들과 접촉한 의사, 간호사 등 60명이 자가 격리된 바 있습니다.
누적 확진자가 3천 명을 넘어선 지금까지 의료진 3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격리 상태인 의료진이 수백 명에 달해 병원마다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방호복, 고글, 마스크 등 장비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피로가 쌓인 의료진을 확충하고 방호복, 진료용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다"고 말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의사 76명, 간호사 183명 등 의료인력 265명을 대구의료원 등에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