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아니라니 밀려난 母, 손도 못 써보고 떠났다"

폐암 3기 치료 중인 아버지도 확진→자가 격리

권영인 기자 k022@sbs.co.kr

작성 2020.02.29 20:21 수정 2020.02.29 22: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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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경북 쪽 이렇게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다 보니 이런 일이 또 벌어졌는데, 어제(28일) 14번째로 숨진, 70대 여성의 사연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대구·경북의 온 행정력이 신천지 신자들 중 확진자 찾는데 집중이 되다 보니까 신천지 신자가 아닌 경우에는 오히려 검사도 치료도 밀려서, 손을 못 쓰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여성은 손도 못 써보고 숨졌고, 지금 폐암 환자인 남편도 감염된 상태로 그대로 집에 머무는 중입니다.

권영인 기자가 안전장비를 하고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자>

코로나19로 숨진 14번째 사망자의 딸 A 씨, 돌아가신 어머니가 닷새 전부터 기침과 근육통 증세를 보였지만 보건소에서 코로나 검사조차 못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14번째 사망자 유가족 : (어머니가) 중국을 방문한 적 있나, 신천지 교인이냐, 아니면 신천지 접촉자냐 이거 딱 3개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아니라고 대답하니까 (보건소 측에서) 그러면 못 받는다고 검사를 못해준다고 그러더라고요.]

칠순의 나이에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고 있고 작년엔 폐렴 치료도 받았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14번째 사망자 유가족 : 대기자가 너무 많이 밀려 있고 (어머니가) 신천지 관련 건도 아니고 해서 (검사를) 못해준다고.]

결국 별다른 치료도 못 받고 집에 있다가 그제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지만 역시 입원은 할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검사만 겨우 받았습니다.

[14번째 사망자 유가족 : 세 시간 네 시간 기다려서 폐 사진을 찍고 폐렴 소견이 났는데 집에 가라고 한 거예요. 왜냐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안 났으니까.]

A 씨의 어머니는 코로나 검사를 받은 지 14시간 만인 어제 새벽 숨졌습니다.

[14번째 사망자 유가족 : (지난주 반찬 주신다고 해서 갔는데) 엄마랑 같이 있지도 못하겠고, 그냥 반찬만 가지고 갈 테니까 하고 3분 만에 반찬 가지고 나온 게 마지막이에요. 그 뒤로 못 봤어요.]

A 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버지는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고령에 폐암 3기 치료를 받고 있다는 A 씨의 아버지 역시 병원이 아닌 자택에 격리돼 있습니다.

[14번째 사망자 유가족 : 엄마도 그렇게 가셨는데 아버지까지 그럴 수 없다고 코로나 확진 판정 나오면 (아버지를) 자가 격리하라 하지 마시고 바로 입원시켜달라고 했는데 아직은…]

대구 서구 보건소는 신천지 교인이었던 감염예방팀장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보건소장을 비롯해 직원 절반이 격리조치 되면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구 서구 관계자 : 사실 그러니까(집단 격리되다 보니까) 운영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던거죠. (이번 주 초에) 보건소는 폐쇄까지 돼버렸고….]

대구시는 신천지와 관계없는 시민들의 검사를 늘리기 위해 오늘부터 임시 선별진료소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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