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 대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브라질의 인권상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표는 브라질에서 원주민 지도자 살해를 포함해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환경과 원주민 보호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바첼레트 대표는 "원주민과 아프리카 후손들의 땅이 점령당하고 있다"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의 개발 우선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와 사회단체의 노력을 불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브라질에서 비정부기구(NGO)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인권 문제를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몇 차례 논란을 벌였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해 9월 브라질에서 경찰 폭력이 증가하고 군사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는가 하면 인권운동가들이 위협받는 등 민주주의 공간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973년 군사 쿠데타로 좌파를 물리치지 않았다면 칠레는 지금 쿠바가 돼 있을 것"이라며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옹호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첼레트 대표의 부친도 당시 좌파 인사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해 논란을 초래했다.
이후 바첼레트 대표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브라질 하원 인권·소수자 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브라질의 인권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매우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군 장성이던 바첼레트 대표의 부친 알베르토 바첼레트는 살바도르 아옌데 좌파정권 전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당하다 1974년 50세 나이로 옥사했다.
바첼레트 대표 역시 1975년 피노체트 정권 요원들에게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
한편, 유엔인권이사회는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증가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영농·광산개발 활동 허용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보우소나루 정부가 원주민들을 '반 개발주의자'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축소하면서 빈곤과 기아가 늘고 있다는 것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내 일부 숲에 대한 민간의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아마존 주권'을 내세우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의 개발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