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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작년 합계출산율 '0.92명'…성비 불균형도 한몫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아침에 신문 보니까 출산율 세계 꼴찌 이런 제목들이 1면에 많이 실려있던데 작년 통계가 나온 건가 봐요?

<기자>

네. 2019년에 기록한 우리나라의 출생과 사망 통계가 나왔습니다. 작년의 합계출산율 0.92명입니다. 2018년의 0.98명에서 한 계단 또 쑥 내려왔습니다. 잠정치고요. 확정치는 여름에 나오겠지만,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합계출산율, 그러니까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걸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명에 처음으로 못 미친 게 재작년 2018년이었습니다.

2년 연속해서 한 명에 미달했을 뿐만 아니라, 줄어드는 정도도 굉장히 가파른 편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나라가 계속 저출산으로 고민해오긴 했지만, 그래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감소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은 3년 연속해서 조금씩 다시 합계출산율이 늘어났고요.

2013년에 크게 떨어지지만 14, 15년에 또 조금씩이나마 2년 연속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연속해서 감소 행진이 시작된 건 2016년이 처음입니다.

그후로 4년 연속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만 하고요. 더 우려스러운 건 감소세가 가파릅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명대로 내려가게 될 걸로 보입니다. 지금도 세계 최저 수준인데 그렇다는 겁니다.

이미 전쟁이나 역사적인 대유행병 같은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평시에 이런 합계출산율을 보인 경우는 세계사에서 찾기 힘듭니다.

<앵커>

그래서 올해부터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거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작년에는 인구가 8천 명 정도 늘었다고요?

<기자>

네. 1만 명이 채 안됐습니다. 이민 같은 요인은 제하고 본 거고요. 한국인의 출생과 사망으로 본 인구 자연증가가 8천 명에 그쳤다는 겁니다. 태어난 아기가 30만 3천100명입니다.

사실 20만 명대에 작년에 첫 진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 30만 명은 간신히 넘겼습니다. 이대로는 올해 진입할 것으로 봅니다.

반면에 사망한 사람이 29만 5천100명이어서, 8천 명 더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겁니다. 50년 전에 관련 통계가 작성됐는데요, 이 통계가 시작한 이후에 역대 최저고요.

올해부터 태어나는 한국인보다 사망하는 한국인이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 이른바 인구절벽이 시작될 거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입니다.

지금의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할 걸로 보는데요, 당장 현실적으로 들리지 않죠. 한국인이 줄어가는 미래가 현재로 우리 앞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선진국들이 가족계획을 해서 아이를 많이 안 낳는 편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이 1.65명은 됩니다. 이 정도의 저출산은 한국적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앵커>

사실 아이 키우기 힘든 사회가 가장 큰 원인이긴 하겠지만, 아이를 낳을 만한, 그러니까 가임기 인구가 줄어든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인 거죠?

<기자>

네. 저출산을 부르는 현재의 많은 요인들은 계속 얘기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이 해야 하니까요, 오늘은 과거가 지금의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같이 한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인구문제는 장시간에 걸쳐서 일어나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얘기가 나와도 발등의 불로 잘 느끼지 않기 쉬운데요, 사실 나에게나 후세에게나 이렇게 빨리 닥치는 문제라는 걸 생각해보는 차원에서요.

인구 문제를 볼 때는 가임기 여성 인구를 기본으로 봅니다. 특히 주목하는 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들입니다.

지금 86년생부터 95년 정도죠. 통계청도 이번에 얘기했지만, 이 시기의 한국인 출생이 이미 전보다 줄어들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특히 여아의 출생이 이 시기에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60~70만 명 안팎씩은 태어나던 시절인데요, 당시 신생아의 남녀성비를 인위적인 조절 빼고는 설명할 수가 없는 시기입니다.

86년생부터 90년생까지 지금 30대 초중반 여성들 같은 연령대 남성의 88.9%만 태어났고요. 91년부터 95년생까지 지금 20대 중후반 여성 인구 비중이 더 적습니다.

같은 연령대 남성의 87.7% 수준입니다. 이 시기의 한국 신생아 남녀 성비는 역시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숫자였습니다.

그래서 아카이브를 보면 10년 전의 연구나 기사들에서 이미 이 시기 출생자들이 가임기가 되는 시기의 인구 문제를 비롯한 여러 문제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지금이 된 겁니다.

이때 장기간 이어진 성비 불균형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장기에 걸친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해 보게 하는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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