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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만 나도 지구대 폐쇄…코로나19 확산에 치안 현장도 난감

미열만 나도 지구대 폐쇄…코로나19 확산에 치안 현장도 난감
"만약 코로나19 의심자와 접촉해 지구대가 폐쇄되면 지역 치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아주 조심스럽죠. 우리 지구대 관할이 넓잖아요."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지구대 관계자는 요즘 코로나19 의심 신고 전화를 받으면 잔뜩 긴장하게 됩니다.

이 지구대 순찰차에는 방호복이 3개 마련돼 있습니다.

방호복을 항상 입고 있을 순 없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신고를 받고 출동할 때는 반드시 착용한다고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찰관서가 일시적으로 폐쇄되고 경찰관들이 격리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어제(2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자와 접촉해 격리된 경찰관은 전국적으로 468명에 달합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찰관은 4명입니다.

소속 경찰관이 확진자인 경우는 물론이고 감염이 의심되는 민원인 등과 접촉해도 해당 경찰서나 지구대, 파출소 등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고 소속 경찰관들은 격리되고 있습니다.

폐쇄된 경찰관서에서는 방역 작업이 이뤄집니다.

격리자들은 코로나19 음성으로 확인돼야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어제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 산하 파출소도 직원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배우자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약 5시간가량 폐쇄됐습니다.

아울러, 파출소장과 교대 전·후 근무자 등 총 15명이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파출소에 격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곧바로 배우자와 함께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병원에서 맞은 주사 특성상 미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고, 둘 다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격리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집회 시위 현장 등에 투입되는 경찰 기동대원들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다수 인원이 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일이 많고, 현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행여 감염자가 생기면 소속 부대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매우 민감하다고 합니다.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밀폐된 버스를 수십 명이 같이 타고 다니기 때문에 1명이라도 발병하면 부대를 폐쇄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아침과 점심, 퇴근 전까지 하루 3차례 발열 체크하고 마스크를 항상 착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의 경찰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려면 폐쇄와 격리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치안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 소속 지구대 관계자는 "우리 지구대가 폐쇄되면 다른 지구대가 지원하겠지만, 그들도 본래 자기 관할 사건들이 있기 때문에 치안 공백은 있을 것"이라며 "우리 관할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른 지구대에서 출동하려면 시간도 더 걸린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지구대 관계자는 "지구대·파출소가 폐쇄되면 교대 근무를 하는 팀 전체가 격리돼 인원이 모자라게 된다"며 "평소에도 인력이 부족한데 직원들이 격리되면 신고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파출소 관계자는 "자칫하다가는 (대민 접촉이 많은) 경찰관이 슈퍼전파자가 될 수도 있다"며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개인위생과 관서 방역을 더 철저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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