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日 열도 바짝 긴장…행사 중단·집단 휴교

코로나19가 일본 열도에서 곳곳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홋카이도가 관내 모든 초중고를 임시 휴교하고 일본 정부가 각종 행사 자제를 요청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지역 내 감염이 대량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향후 2주 정도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늘(26일) 저녁 8시를 기준으로 일본에서 오늘 추가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5명이 늘어 891명을 기록했습니다.

감염된 이들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탑승자 705명, 전세기 이용자 14명, 일본 내 감염 추정 환자와 중국에서 온 여행객 172명의 분포를 보였습니다.

일본 내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19개 지역에서 환자가 확인됐습니다.

고령자를 중심으로 일본 내 사망자도 늘고 있습니다.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도쿄도 거주 80대 남성이 오늘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코로나19에 감염된 일본 내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4명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탔던 승객이며 오늘 사망한 남성을 포함한 3명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하지 않았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6명은 80대였고 나머지 1명은 유족의 뜻에 따라 연령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당국이 '고령자'라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일본 각지로 확대하면서 일본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대응 수위를 높였습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문부과학상은 스포츠·문화 단체 등에 대해 다음 달 15일 정도까지 행사나 공연을 취소·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나라가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대규모 감염 위험이 있는 것을 감안했다"고 각종 행사 자제를 요청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지난 20일 후생노동성이 "행사 등의 개최에 관해서는 현시점에서 일률적으로 자제 요청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행사 개최 여부를 주최 측의 판단에 맡기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던 것에 비춰보면 며칠 만에 일본 정부의 상황 인식이 완전히 바뀐 셈입니다.

코로나19에 관해 검토하는 일본 정부 전문가회의는 "지금부터 1∼2주 사이가 급격하게 확대할지 종식할지의 갈림길"이라는 견해를 그제 발표했는데 이런 경고 등이 대응 방침 전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의 권고에 따라 일본 국립문화재기구는 내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모든 국립박물관을 임시 휴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국립극장 등의 공연도 취소 또는 축소될 전망입니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은 개막전을 무관중 경기로 하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는 동일본대지진 추도식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는 본사에서 감염자가 확인돼 약 5천 명에 대해 재택근무를 지시했고 각 기업이 텔레 워크와 시차출근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집권 자민당이 다음 달 초 예정된 당 대회를 연기하는 등 정치권도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습니다.

열도 내에서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은 홋카이도입니다.

홋카이도에는 확인된 감염자가 39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홋카이도 교육위원회는 도내 모든 초중고교 약 천6백 개가 내일부터 일주일간 임시 휴교를 하도록 각 시초손 교육위원회 등에 요청했습니다.

다른 지역도 감염 확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도쿄도는 도립 중고교와 특별지원 학교의 재학생과 교직원이 감염된 경우 14일 정도를 휴교하도록 하는 방침을 결정했습니다.

또 다음 달 15일까지는 감염 확대 억제를 위해 특히 힘써야 할 기간으로 설정하고 통상 3월 말에서 4월 초인 봄 방학을 앞당기도록 했습니다.

일본에서 확인되는 감염자는 지난 23일부터 사흘째 8백 명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던 때와 비교하면 공식 집계 기준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와 지자체 등이 경고 수위를 높이면서 강하게 대응하는 것은 지역 내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기로에 서 있으며 감염자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것이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극복하는 관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