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의문의 사드 훈련 2건…"이동 배치 훈련이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20.02.21 11: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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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35방공포여단의 '사드 재배치' 훈련지난주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성능개량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사드의 레이더와 사격통제소를 개량해서 사드뿐 아니라 패트리엇 포대도 통합 운용하겠다는 겁니다. 또 사드 포대의 일부 발사대를 떼어내 멀리 이동시켜 무선 조종함으로써 방어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사드와 패트리엇의 통합 운용은 순수하게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여서 미군 부대 울타리 밖으로는 아무 티도 안 납니다. 하지만 발사대 일부를 이동시켜 원격 조종한다는 계획, 즉 사드 발사대의 이동 배치는 미군 부대 울타리 밖에서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사드가 워낙 국내 정치뿐 아니라 국제 정치적으로도 주목받는 무기이다 보니 사드 발사대의 물리적 이동은 여러 가지 논란을 낳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주한미군은 작년과 재작년 사드 포대 이동 배치 훈련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훈련 2건을 실시했습니다. 미 육군도 '첫 한반도 사드 재배치 훈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니 미군이 성능개량 발표 전에 이미 검증을 위한 이동 배치 훈련을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전문가들도 이구동성으로 "미군이 사드 이동 배치 훈련을 이미 했고 앞으로도 부단히 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 35 방공포여단의 작년·재작년 사드 훈련

경북 성주 소성리의 사드 포대 정식 명칭은 델타-2(D-2) 포대입니다. 미 8군 산하 35방공포여단 소속입니다. 35방공포여단은 주한미군의 대표적인 미사일 요격 부대입니다. 35방공포여단은 재작년 12월 경북 왜관 미군 기지에서 성주 사드 포대의 일부 발사대를 옮겨 조립하고 발사 준비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한반도 첫 사드 재배치 훈련 사실을 공개한 미 육군 보도문미 육군은 "D-2 conducts first THAAD missile redistribution exercise on Korean Peninsula" 즉 "(경북 성주의) 델타-2 포대가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사드 미사일 재배치 훈련을 하다"라는 제하의 보도문을 통해 사진과 함께 훈련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사드 발사대의 이동 배치 훈련을 미 육군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겁니다.

작년 4월에는 경기도 평택 미군 기지에서 35방공포여단이 또 사드 발사대를 꺼내 들었습니다. 35방공포여단은 일주일 동안 훈련을 한 뒤 "모의탄을 발사대에 장착해 발사 직전 단계까지의 과정을 숙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드 포대는 발사대 6기, 레이더 1기, 사격통제소 1기로 구성됐습니다. 재작년 12월 왜관, 작년 4월 평택 훈련은 사드 포대 중 레이더와 통제소는 성주에 두고 발사대 일부만 옮겨 발사 태세를 갖추는 방식이었습니다. 발사대를 이동 배치해 원격 조종하겠다는 미국의 사드 성능개량 계획과 판박이입니다.

● "사드 성능개량 입증 위한 시험이었다!"

미 육군은 재작년 12월 이미 "사드 미사일 재배치 시험을 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책임분석관도 "주한미군이 발사대 이동 배치 및 원격 조종 성능개량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사전 훈련을 통해 검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이동 배치 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사드 발사대 이동 배치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논점은 이동 배치의 조건과 한미 협의 여부로 쏠립니다. 국방부는 "평시 이동 배치에 대한 한미 협의는 없었고, 이동 배치를 하려면 반드시 한미가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미 측은 전시에만 발사대를 이동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작년 12월 35방공포여단의 '사드 재배치' 훈련그렇다면 평시에는 이동 배치하는 일이 없을까요? 상식적으로도 한미 협의 없이 이동 배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시에 이동 배치하려면 평시에는 이동 배치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동 배치 즉 한 곳에 발사대를 오래 두는 일은 없겠지만 이동 배치 훈련 즉 이곳저곳으로 발사대를 옮기면서 하는 원격 조종 요격 훈련은 불가피합니다.

그렇다면 이동 배치 훈련은 한미 협의 대상일까요?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말이 조금씩 다르고 전반적으로는 명쾌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연수 전 공군 방공유도탄사령관은 "전투력 발전을 위해 자체 훈련 등은 한미가 협의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방부의 속내를 대신 내비쳤습니다.

전시에 사드 포대에서 발사대 일부를 분리해 이동 배치한 뒤 원격 조종함으로써 방어 범위를 높이기 위해 평시에 훈련을 하는 건 군사적으로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돼 있는 한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드를 반대하는 국내외 사람들이 많고 주권의 문제도 걸쳐 있기 때문에 이동 배치 자체뿐 아니라 이동 배치 훈련도 일도양단(一刀兩斷)하기 힘든, 휘발성 강한 이슈입니다. 이동 배치 훈련은 미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한미 간의 일정 수준의 대화가 필요한 건지에 대해 국방부는 종종 그랬듯이 전략적 모호성을 택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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