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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연주 능력 사라지면 안 돼"…뇌수술 도중 바이올린 켠 환자

영국의 한 50대 여성이 뇌수술을 받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8일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들은 런던 킹스칼리지병원 수술실에서 촬영된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영상을 보면 수술대 위에 누운 한 여성 환자가 눈을 감고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합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머리맡에 모여 신중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잠시 후 머리 위에서 메스가 오가며 본격적인 수술이 진행되지만, 바이올린 선율은 수술실에 계속 울려 퍼집니다.
뇌수술 받으며 바이올린 연주한 여성(출처='ABC News' 유튜브)
뇌수술 받으며 바이올린 연주한 여성(출처='ABC News' 유튜브)
영상 속 환자는 40년 넘게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도 활동한 53살 다그마 터너 씨입니다. 터너 씨는 지난 2013년 공연 도중에 발작을 일으켜 쓰러져 병원에서 악성 신경교종을 진단받았습니다.

작년부터 터너 씨의 뇌종양은 제거해야 하는 수준으로 악화했습니다. 하지만 선뜻 수술을 진행할 수 없었는데요, 뇌수술로 인해 10살 때부터 연주해 온 바이올린 연주 능력이 저하될 거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이런 터너 씨의 마음을 이해한 사람은 신경외과 교수 키요마르 애쉬칸 씨였습니다.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했던 애쉬칸 교수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진 환자를 위해 특별한 수술계획을 세웠습니다.

그 결과 지난달 31일 진행된 수술에서 터너 씨는 두개골을 절개한 상태로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의료진은 연주 2시간 동안 뇌가 영향을 받는 부위를 꼼꼼하게 확인했고, 뇌가 관여하는 부분을 피해 종양을 제거했습니다. 이날 수술은 6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애쉬칸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 매년 약 400건의 종양 제거 수술을 진행하지만, 환자가 수술 도중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터너 씨에게 바이올린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며 "수술 이후에도 연주 능력이 유지되도록 뇌의 섬세한 기능을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병원에서 3일 만에 퇴원한 터너 씨는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출처='ABC News'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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