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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보호자님, 개 · 고양이는 원래 코로나에 걸려요

이학범 | 수의사. 수의학 전문 신문 『데일리벳』 창간


 
중국에서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때문에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유기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한 전문가가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 와전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수의사인 나에게도 "반려견, 반려묘는 괜찮아?", "강아지 산책시켜도 돼?"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 이제까지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려동물은 괜찮고, 산책을 시켜도 된다.

물론, 바이러스는 변형이 잘 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이 채 두 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전문가에게 물어도 "100% 괜찮다"라고 말하긴 어렵다. 게다가 야생동물과 사람의 접촉이 늘어나면서 새 신종감염병이 유행하는 요즘에는 더욱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0%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중국 전문가도 "반려동물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을 것이다.

반려동물은 괜찮고, 산책 시켜도 됩니다 :)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말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고 현재까지 실제 감염 사례가 없으므로 안심하라"는 말은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하늘과 땅 차이로 다가온다. 나는 개인적으로 두 번째 답을 한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전 세계적으로 개, 고양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세계보건기구는 "개, 고양이 감염 사례도 발견 못 했고, 사람으로부터 개, 고양이로 감염되는 '반대 경우'의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세계수의사회도 "첫 인간 감염이 동물로부터 시작됐다고 의심되나 주된 감염은 사람 간 이루어진다"며 반려동물 감염 우려를 일축했다. 첫 감염 동물로 의심을 받는 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닌 박쥐, 천산갑인데 이 역시 아직 의심만 하는 상황이다.

결국, 반려동물 감염을 걱정하기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고, 감염 증상이 있을 때는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이 더 중요한 바이러스 예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산책은 어떻게 할까?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산책을 하지 않고, 반려견을 집 안에만 가둬 둔다면 오히려 큰 스트레스 때문에 행동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개인위생에 신경 쓰면서 산책을 하도록 하자. 반려견 마스크 착용을 묻는 경우도 많은데, 미세먼지 방어용 반려동물 마스크가 이미 여럿 출시되어 있으니 원하면 구매하여 착용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때도, KF 인증을 받은 반려동물 마스크를 사고, 마스크 착용 교육을 사전에 충분히 하여 마스크 자체가 반려견에게 큰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입마개도 억지로 씌우면 반려견이 매우 싫어하지 않나.


# 개 · 고양이는 원래 코로나에 감염된다, 그리고 백신은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에게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복막염'도 코로나바이러스다.  이미 개와 고양이에게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이 있단 말이다. 하지만 반려견 기본 예방접종 중에는 '코로나 장염' 백신이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기 전에 반려동물 예방접종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중요할 것이다.

개, 고양이로부터 감염 가능성이 희박한 코로나19를 걱정하기보다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을 철저히 하는 게 더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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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시즌 2 엔드
                 
인잇 사람과 생각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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