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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경제 허리' 설 곳 없다…'일자리 질' 반증

<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바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1월 우리나라 일자리 현황이 발표됐는데, 40대가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40대는 경력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고요. 자녀 양육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가계경제가 흔들리면 아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죠.

그런데 코로나19의 영향 아직 반영되지 않은 지난달 40대 취업자가 8만 4천 명 줄었습니다. 인구 변화도 같이 봐야 좀 더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는데요, 작년보다 40대 전체 인구도 9만 2천 명 줄기는 했습니다.

40대 사람 자체가 적어졌으니까, 4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게 어느 정도는 당연하긴 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타날 겁니다.

젊은 한국인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40대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다. 그런 일은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생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40대 인구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이 연령대의 인구 대비 취업자, 고용률도 작년 1월에 비해서 0.2% 포인트 더 줄어들었습니다.
40대 남성 1월 고용률 변화 추이
이게 왜 우려되냐면 작년 1월의 일자리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달에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건 그 기저효과도 좀 있었다.

작년 1월의 일자리 상황에서는 회복했다고 통계청도 얘기를 했는데요, 40대는 더 어려워진 겁니다.

<앵커>

정리하자면 다른 연령대는 지난해보다 사정이 꽤 좋아졌는데 40대만 유독 계속 마이너스 행진인 거군요.

<기자>

네. 연령대 별로 좀 차이는 있습니다. 특히 60대가 좀 많이 좋아진 점은 있고요. 40대는 특히 작년에도 재작년 1월보다 0.7% 포인트 떨어진 상태였는데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더 우려되는 부분은 40대 남성 고용률입니다. 40대 전체 남성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이 작년보다 무려 0.8% 포인트 줄었습니다.

40대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3% 포인트나 줄어들었고요. 사실상 4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고 고용률도 오르면서 그나마 지난달 40대 전체 고용률 감소폭이 -0.2% 포인트 정도에서 그친 겁니다.

물론 경제활동하는 여성이 늘고 여성 일자리도 늘면 좋죠.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는 40대도 맞벌이 인구가 아직 절반 정도고요. 가정 경제를 주로 책임지는 건 남성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출산이나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다가 단절 전보다 좋지 않은 조건으로 일터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않을 때 복귀하는 경향도 일부 보이고요.

그러니까 40대 남녀의 고용률이 같이 늘어난다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남성 고용률은 떨어지면서 여성 고용률만 오르는 건 40대가 갈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가 늘고 있는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면이 있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유독 말씀하신 대로 우리 경제의 중추,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대 남성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은 건가요?

<기자>

사실상 우리 고용시장의 일자리 문제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집약돼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일단 자영업자가 계속 줄고 있는데,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줄어든 게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오프라인은 물론이고요. 온라인 자영업도 어느 정도 사업이 되면 오롯이 혼자 하기는 힘들죠. 단기 아르바이트라도 필요할 때마다 고용할 텐데, 그런 정도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로 봅니다.

다시 말해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입이 있고 일자리도 좀 만드는 40대 자영업자가 많이 줄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고용에서 보통 가장 양질의 일자리로 보는 제조업 여기서도 40대 취업자는 4만 4천 명 줄었습니다. 지난달에 제조업 고용 상황이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약간 좋아지긴 했습니다.

제조업 취업자가 21개월째 계속 줄어들기만 하다가 1월에 8천 명 늘면서 살짝 반등했는데요, 40대에는 큰 도움이 안 된 걸로 봅니다.

40대, 특히 40대 남성은 안정적인 민간 전일 일자리가 늘어야 상황이 나아집니다. 지난달에 취업자가 56만 8천 명이나 늘긴 했는데요, 그 증가분의 90%가 60세 이상이고요.

한 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파트타임 일자리 증가분이 사실상 그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40대 일자리가 호전되기는 좀 힘든 거죠.

물론 노년층이 늘고, 경기도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풀어서 노년층의 단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40대는 진짜 경기가 살아나고, 산업이 굴러가야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겁니다.

작년에 4, 50대의 비자발적 퇴직자, 그러니까 원하지 않았는데 직장이 사라지거나, 조기 퇴직하거나, 일거리가 없어서 그만둔 사람이 48만 9천 명으로 2014년 이후로 가장 많았다는 집계도 있었는데요, 지금까지 본 분위기와 맥을 같이 하는 분위기죠.

작년 말에 정부의 40대 일자리 TF가 출범했습니다. 그 사이에 코로나19의 영향에 대처할 필요까지 더해졌습니다.

아무쪼록 코로나19 같은 외부 변수도 빠른 시일 안에 해소됐으면 하고요. 효율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이 나와주길 기대하게 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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