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바로크로 풍자 더하기…기생충 속 '봉테일표 음악들'

김수현 기자 shkim@sbs.co.kr

작성 2020.02.16 20:50 수정 2020.02.16 22: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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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속 모든 디테일을 신경 쓰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에게는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는데요, 수식어답게 영화 속 음악 역시 세심하게 고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영화 기생충의 음악들을 김수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기생충'에는 17, 18세기 유럽의 상류층이 즐겼던 바로크 음악풍 선율이 종종 흘러나옵니다.

엄격한 형식미와 장식성이 특징인 바로크 음악은 호화로운 박 사장 집을 배경으로 계급 의식, 상류층의 가식과 위선을 나타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재일/'기생충' 음악감독(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 굉장히 집중력 있는 소리를 찾아보자 하셔서, 현악기를 많이 말씀하셨어요. 또 감독님께서 스크립트를 쓰면서 바로크 음악을 많이 생각하셨다고.]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백수 가족 모두가 완벽한 속임수로 박 사장네 위장 취업에 성공하기까지 바흐를 닮았지만, 사실은 정재일 감독이 작곡한 가짜 바로크 음악이 풍자적 효과를 더합니다.

연교가 아들을 위해 여는 생일파티에서는 진짜 바로크 음악, 헨델의 오페라 '로델린다'의 아리아가 축하곡으로 불립니다.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출연한 성악도 출신 뮤지컬 배우가 추천한 곡들 중에 봉준호 감독이 선택했습니다.

[이지혜/'기생충' 성악가 역 뮤지컬배우 : (오페라 주인공이) 아들과 남편과 함께 부르는 기쁨의 아리아예요. 나중에 전조되는 (단조로 바뀌는) 부분을 감독님께서 그 음악적 부분을 잘 살리셔서 영화에 입히신 걸 보고, 감독님이 정말 다 계획이 있으셨구나….]

근세와 문광이 위장취업이 들통난 백수 가족을 무릎 꿇리고 협박하다가 과거의 행복을 회상하는 장면, 1964년도 흑백 로맨스 영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에 삽입된 동명의 인기 칸초네가 흘러나옵니다.

치밀하게 배치되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음악, 기생충의 영화적 재미를 더해주는 또 다른 주역입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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