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번 환자, 감염경로 확인 안 돼…감시망 밖 첫 환자 가능성도

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작성 2020.02.16 16:59 수정 2020.02.16 17: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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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29번째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29번 환자는 아직 해외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방역감시망 밖에서 발생한 첫 환자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번 환자가 82세 한국인 남성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해외여행을 한 적이 없고, 앞서 발생한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국내서 발생한 환자 감염경로는 해외 여행력과 확진자 접촉력 등 크게 2가지로 분류됐는데, 하지만 29번 환자는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29번 환자는 확진 전 자신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원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이 원 감염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한 이른바 '무증상 감염'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옮겼다면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채 지역사회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경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지 않으면 감시망에서 환자가 인지돼 관리되기가 어렵다"며, "그 부분에 대한 대응책을 계속 논의해왔고, 오후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조금 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기관에서 29번 환자를 발견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9번 환자는 어제 심장질환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당시에는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할 정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9번 환자는 가슴 통증이 생겼지만, 해외 여행력뿐만 아니라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어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고대안암병원을 방문했고, 엑스레이와 컴퓨터단층촬영 CT를 통해 우연히 폐렴이 확인됐습니다.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서 29번 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과거 메르스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경험을 토대로 29번 환자의 폐렴 증상을 이상하게 여겨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9번 환자를 진단한 의사의 정확한 판단이 없었더라면, 병원 내 대규모 추가 감염을 피하기 어려웠을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29번 환자가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았고 15시간가량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머물렀고, 응급실 방문 전에는 동네병원 2곳도 방문해 바이러스 추가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일주일 전 마른기침을 했던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응급실 방문 당시 기침이 없었다고 하지만, 침방울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병원은 감염병 전파 위험이 큰 곳이인데, 실제로 2015년 메르스 때도 병원에서 이른바 '슈퍼전파'가 이뤄졌습니다.

병원에서 환자가 인공호흡이나 기도삽관을 받게 되면 분비물이 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 형태로 퍼져 전파력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은 폐쇄된 상태입니다.

응급실에서 29번 환자를 접촉한 의료진과 병원 직원, 환자 등 40여명이 격리됐고, 접촉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29번 환자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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