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개량 사드' 이동배치냐, 추가배치냐…뜻·절차 차이는?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20.02.15 09:37 수정 2020.02.15 10: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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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3월 오산 기지에 도착한 사드 발사대들

경북 성주 소성리에 있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다시 깨어났습니다. 미국이 미사일방어체계 MD의 종말단계 고고도를 책임지는 사드의 성능개량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여파입니다. 성주 사드도 개량 대상입니다. 사드의 성능개량 계획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년 미국 예산안에 반영되는 현실이다 보니 '휴화산' 사드를 깨우기에 충분했습니다.

사드의 성능개량 계획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드의 레이더와 통제소를 개량해서 사드와 패트리엇 포대도 통합 운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드 포대의 일부 발사대를 떼어내 멀리 이동시켜 무선 조종함으로써 방어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미국이 내년 예산을 태운다는 건, 기술 개발이 다 됐다는 의미입니다.

성능이 개량되면 성주의 사드 포대, 정확히는 미8군 35방공포병여단 델타-2 포대는 어떻게 될까요? 델타-2 사드 포대는 주한미군의 8개 패트리엇 포대의 머리(통제소)와 눈(레이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사드 포대에 있는 발사대 6기 중 일부는 유사시 한반도의 다른 곳으로 옮겨져 북한의 미사일을 막는 임무가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상의 개량은 사드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내적(內的) 변화입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통보만 하면 됩니다. 작년 말 미측은 우리 국방부에 통보를 했습니다. 미군의 무기체계가 새로 추가 반입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미가 들이느냐 마느냐를 놓고 협의, 논의, 합의할 사안이 아닙니다.

좀 애매한 지점은 유사시 사드 포대의 발사대 일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이동 배치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발사대가 추가로 반입돼 배치되는지 여부입니다. 따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전자는 역시 통보면 족합니다. 후자는 한미 간 치열한 협의가 필요한 일인데 한미 어느 쪽에서도 공식적으로 추가 배치를 확인한 바 없습니다.

● 사드 성능개량…작년 말 우리 측에 통보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 AN/TPY-2 레이더 1기, 사격통제소 1기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미국의 성능개량 계획은 발사대의 원격 무선조종기능, 레이더와 통제소의 패트리엇 통합 운용 및 원격 통제기능을 추가하는 겁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비슷한 작업입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작년 말 미측으로부터 사드 포대 성능개량 계획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미측이 통보한 겁니다. 한미 동맹에 따라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한 현 상황에서 절차상으로 하자가 없습니다. 이 관계자도 "사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여서 한미가 협의, 논의, 합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사드 외의 주한미군 무기체계들도 꾸준히 성능개량되고 있지만 한미는 별도로 협의한 적 없습니다.

하지만 포대 중 일부 발사대를 옮겨 원격 무선조종하는 경우는 좀 모호합니다. 일부 발사대의 이동 배치로 외적(外的) 변화입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발사대의 이동 배치는 전시에 한정돼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시에는 현 위치에 뒀다가 전시가 되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장소로 발사대를 옮기겠다는 겁니다. 유엔사의 살벌한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들이닥치고 나라의 존망이 걸린 전시에 사드 발사대 몇 기를 이동 배치하는 '소소한' 일은 협의 대상 자체가 안 됩니다.

평시에 이동 배치한다면 한미 협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때 가서 협의해 결정하면 됩니다. 방공유도탄사령부 출신의 한 예비역 장성은 "원격 무선조종이 잘 되는지 사전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평시에도 종종 발사대를 이동해야 한다"며 "일시적 이동 배치는 한미가 협의해서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성능개량에 따른 한미 간의 절차는 명확하게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드 자체의 한반도 반입, 배치와 관련된 기존 분란과 별개로 이번 성능개량 건에서 논란의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경북 성주의 델타-2 사드 포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되나

사드 포대의 일부인 발사대 몇 기가 한반도로 추가 배치된다는 보도가 어제(14일) 일부 매체에서 나왔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추가 배치를 공식 부인했고 미 국방부 쪽도 추가 배치한다는 언급을 한 적 없습니다.

사드 포대 전체가 됐건 발사대 몇 기가 됐건 추가 배치는 성능개량과는 차원이 다른, 대단히 큰 이슈입니다. 군사적 필요성에서 시작해 외교적 파장, 배치 지역 주민뿐 아니라 국민 여론까지 살피며 한미가 머리 맞대고 협의해야 합니다. 성주에 사드를 들일 때 몇 년에 걸쳐 벌어졌던 논란과 혼란이 되살아날 겁니다.

특히 외교적으로 따져 보면 사드는 방어 무기이긴 해도 워낙 강력한 요격체계여서 중국은 '전략적 균형'을 운운하며 한반도 배치를 반대합니다. 북한도 자신들이 갈고닦은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사드를 반길 리 없습니다. 추가 배치하려면 중국, 북한이 거세게 항의하는 외교적 격변을 감수해야 합니다. 미국이 하고 싶어도 이번 정부에서는 사드 추가 배치가 불가능합니다.

북중과 배치 지역 주민의 반발을 떠나서 미국이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사드 포대가 10개 미만인데 한반도에 추가 투입할 여유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추가 배치는 가까운 장래에는 거의 어렵습니다. 사드는 또 워낙 덩치 크고 외양이 잘 알려져서 몰래 들여올 수도 없기 때문에 추가 배치를 위해선 한미가 뜨거운 협의를 공개적으로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거듭 강조하건대 지금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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