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신당' 통합 물 건너가나…버티는 손학규에 협상 난항

호남에 기반을 둔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 협상이 오늘(14일) 중대 고비를 맞았습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통합 협상 과정에서 거론된 '대표직 사퇴'를 거부한 데 이어 오늘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른 것입니다.

손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호남 정당 부활이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구태정치 회귀로 비치는 점이 우려된다"며 "세대교체를 이번 총선의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는 저로서는 (합당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안신당이 손 대표 등 각 당의 기존 지도부 퇴진 입장을 고수하며 3당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와중에 손 대표가 통합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로 선회한 듯한 모습입니다.

오늘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3당 통합추진회의에서도 지도체제 구성을 비롯한 통합 방식과 절차 등을 놓고 충돌이 빚어졌고, 일부 참석자 간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참석자는 언론 통화에서 "논의가 순탄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3당 간 합의안이 나오더라도 각당 추인을 받기가 쉽지 않아 통합이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른 참석자도 "새로 나온 방안이 없다"며 "손 대표를 포함한 지도체제에 반대하는 대안신당을 제외하고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간 '개문발차'를 하기로 한 것도 성사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손 대표와 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포함한 공동 지도부를 임시 구성하자는 바른미래당 제안을 평화당이 수락하며 '통합 개문발차' 방침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결국 좌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어제 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측은 손 대표를 신당의 '상임공동대표'로, 다른 두 당의 대표를 '공동대표'로 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평화당 측이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아가 오늘 회의에서 대안신당 측은 '이견 조율을 위해 통합 시기를 늦추는 대신 3당이 먼저 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냈지만 별다른 반향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바른미래당 박주선 대통합개혁위원장은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추진위원 간에는 90% 합의가 됐다"며 "오후에 다시 보기로 했고, 한 조항에 대해서 평화당에서 의견을 가져오면 17일 통합 선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안신당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도 "대체로 많은 합의를 이뤘다"며 "일부 사항만 집중 검토해 오후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따라서 3당 통합추진회의 대표들은 오늘 오후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도체제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통합 협상 자체가 결렬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오늘까지 3당 간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미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미래당의 정당 경상보조금 지급 규모는 대폭 축소하게 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