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대신 비' 올겨울 서울 1937년 이래 최소 적설량 기록할 듯

포근한 날씨에 눈 보기가 힘들어지면서 올겨울 전국 곳곳에서 적설량 최소 기록을 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주요 도시의 신적설(눈이 내려 쌓인 양)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1.1㎝로 1937년 관측(6·25 전쟁인 1949∼1953년 제외)을 시작한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눈이 0.1㎝ 이상 쌓인 날의 수를 뜻하는 '신적설 일수'는 서울에서 이틀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수원의 신적설은 1.5㎝, 대전 0.8㎝, 청주 0.3㎝, 전주 0.6㎝로 기상청이 전국적인 관측망을 갖춘 1973년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인천과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제주는 신적설이 '0'이었습니다.

눈이 아예 내리지 않았거나 적은 양만 내려 쌓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현재 추세가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서울은 1937년 이후, 그 밖의 지역은 1973년 이후 적설량이 가장 적은 겨울로 남게 됩니다.

기상청은 올겨울 기온이 높아 눈보다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찬 공기를 북극에 가둬 놓는 역할을 하는 '극 소용돌이'가 예년보다 강해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남하하지 못하고, 이동성 고기압이 평년보다 우리나라 남쪽으로 가까이 붙어 있어 고온 다습한 공기가 주기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12일)도 전국적으로 강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온화한 날씨 탓에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눈 없는 겨울'은 이번 주말쯤 일부 지역에서 해소될 가능성이 있으나 기록에 영향을 줄 만큼 내릴지는 미지수입니다.

기상청은 찬 대륙 고기압이 확장하며 일요일인 16일과 월요일인 17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17일 오전 호남에 눈이 올 수 있다고 예보했습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아직 변동성이 커 예상 적설량은 확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