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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개국 암호 장비 업체 배후는 CIA…韓 정부도 고객"

<앵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정부를 상대로 암호 장비를 공급해온 스위스 회사의 배후가 미국 CIA라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 암호 장비를 팔면서 각국의 기밀 정보도 몰래 빼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정부도 주요 고객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세기의 첩보 쿠데타.' 워싱턴포스트는 CIA 작전 자료를 입수해 전 세계 암호 장비 업계의 독보적인 위상을 유지해온 스위스 회사 크립토 AG는 미 CIA와 서독 정보기관이 협력해 만든 회사였다고 폭로했습니다.

전 세계 120개국 정부가 고객이었는데, 확인된 것만 62개국이었습니다.

1981년 당시 한국도 이 회사의 10위권에 드는 고객이었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크립토 AG의 장비를 통해 각국은 세계 곳곳에 파견된 첩보 요원 등과 암호로 교신할 수 있었지만, CIA와 서독 첩보기관은 프로그램을 조작해 기밀 정보를 몰래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미국 암호장비 업체 배후 CIA
이 때문에 1979년 이란에서 발생한 미국인 인질 사태에서 CIA는 이슬람 율법학자들을 감시할 수 있었고, 포클랜드전쟁 당시에는 아르헨티나군의 정보를 빼내 영국에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CIA 등은 이번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으며 문건의 진위를 반박하지도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스위스 정부도 크립토 AG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스위스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난해 11월 내각에 통보했으며, 사건 검토를 위해 전직 대법원 판사를 임명해 오는 6월 말까지 보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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