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와 마틴, 1960년 걸작 '하녀'가 이어준 인연

김수현 기자 shkim@sbs.co.kr

작성 2020.02.11 20:48 수정 2020.02.12 15: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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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봉준호 감독이 어제(10일) 무대에 올라 남긴 수상 소감 가운데 이 말을 기억한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이 말은 바로 위대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하신 말씀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어릴 적 우상이자 세계적 거장에게 보낸 존경의 메시지에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낸 건데, 알고 보니 두 사람 사이에는 남다른 인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김수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갱스 오브 뉴욕 등 수많은 걸작을 연출한 77살의 영화 거장입니다.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시상식 전 인터뷰) : 존경하는 마틴 스코세이지가 계시기 때문에 (감독상 후보로) 같이 노미네이션 된 것 자체가 나한테는 상이에요.]

틈만 나면 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던 봉준호 감독, 수상 소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를 두고도 이어집니다.

김기영 감독의 팬인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 '하녀'의 영향을 받았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하녀'에서 계단 있는 2층 집으로 형상화한 계급 상승 욕구와 추락에 대한 공포를 더욱 심화했습니다.

그런데 숨은 걸작이었던 '하녀'를 복원해 2008년 칸 영화제에서 화려하게 부활시킨 주역이 바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었습니다.

[김기호/한국영상자료원 영상복원팀장 : (2008년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하녀'를 복원 지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저희 쪽에 제안을 해왔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개인적으로 되게 감명받은 작품이라서…당시 돈으로 8만 유로(1억여 원) 지원받았어요.]

[마틴 스코세이지/감독 (2008년, '하녀' 소개 영상) :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대담한 표현주의에 놀랐습니다. 이 영화가 박찬욱, 임상수, 봉준호 같은 한국의 많은 감독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봉준호와 마틴 스코세이지, 그리고 '기생충'으로 재조명되는 한국 영화사의 고전 '하녀', 모두 하나의 언어, 시네마가 엮어준 남다른 인연입니다.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오세관, 화면제공 : 美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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