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눈 없는 겨울, 오늘 또 겨울비…다음 주 반짝 추위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20.02.12 09: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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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분명 겨울인데, 소담스럽게 쌓인 하얀 눈을 좀처럼 볼 수 없습니다. 대부분 지방에서 눈이 사라졌는데요. (일부 도심에서는) 비록 내리자마자 탁한 공기에 오염돼 검게 변할 눈이지만 그래도 눈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진데 말입니다. 유난히 춥지 않은 올 겨울이 남긴 씁쓸한 모습입니다.

기온이 높다보니 겨울 대신 봄 느낌이 더 강합니다. 어제(1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4.6℃까지 올랐는데 이번 겨울 최고기록입니다. 평소 이맘때 보다 무려 10℃나 높은 기록인데요, 평년 같으면 4월 초에 나타날 기온입니다. 포근해도 너무 포근해 걱정인데요, 강릉 최고기온은 16.6℃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동안 눈이 내릴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발달한 구름이 수증기를 잔뜩 머금고 다가서는 날은 오히려 평소보다 많았거든요, 하지만 워낙 포근하다 보니 서울에 내려 쌓인 눈은 채 1cm도 안 되는 대신 비는 평년보다 많이 내렸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오늘까지 서울에 기록된 강수량은 84.8mm나 됩니다. 평년의 2배가 넘는 많은 양입니다.

기온이 높다보니 오늘 전국에 또 비소식이 있습니다. 11일 밤 제주도와 전남해안을 시작으로 오늘 새벽부터 충청과 남부, 오전에는 서울 등 그 밖의 전국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비 역시 겨울비 치곤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온이 높으면 공기가 가질 수 있는 수증기 양이 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인데요, 전국적으로 10~30 mm가량의 비가 올 가능성이 큽니다. 최고 30 mm정도가 많은 것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겠지만 1월 한 달에 내릴 비가 단 하루에 내린다고 보면 결코 적은 양이 아닙니다.

먹구름의 중심이 지나는 남해안과 제주도는 비의 양이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해안과 제주도 지리산 부근에는 30~80 mm가량의 겨울비가 오겠고, 가끔씩 여름철에 볼 수 있는 굵은 빗줄기가 이어지겠습니다. 특히 한라산 일부에는 강한 비로 강수량이 150 mm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강한 비가 내리는 시간대는 오늘 새벽부터 낮 사이가 될 듯한데, 돌풍이 불고 벼락이 치면서 시간당 2~30 mm의 장대비가 쏟아질 가능성도 큽니다.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남해안과 지리산, 한라산 부근에 계신 분들은 대비를 잘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강한 바람도 문제입니다. 해안과 제주도에는 순간적으로 시속 70 km가 넘는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되는데, 바람에 약한 시설물은 쉽게 날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부산을 포함한 경상도 해안에는 고층건물이나 해안대교 등의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에 유의해야 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더운 공기에 차가운 비가 내리면서 안개가 짙게 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지는 만큼 자동차를 모시는 분들은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기온이 낮은 강원 산지나 높은 지대에는 내린 비가 얼어 길이 미끄러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올 겨울은 비와 함께 이대로 물러가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비로 지나치게 올랐던 기온이 내려가겠고 주말에 비나 눈이 내린 뒤, 다음 주 초에는 서울 기온이 영하 5℃ 이하로 떨어지면서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일요일 오후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눈이 내려 쌓일 가능성이 있어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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