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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속 폭우에 잠긴 기택네 집…공릉천 물 50t으로 촬영

'기생충' 속 폭우에 잠긴 기택네 집…공릉천 물 50t으로 촬영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을 휩쓸면서 영화 속 배경이 된 촬영장소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앞서 칸 국제영화제에서 "사회 양극화를 잘 시각화했다"며 극찬을 받은 주인공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과 동네의 세트가 지어졌던 경기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도 그 중 하나입니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는 복합형 실내 스튜디오(1천934.85㎡)와 대형 특수촬영 수조, 소형 수조, 제작지원센터, 영상 R&D센터 등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촬영 및 특수촬영 전문 스튜디오입니다.

'기생충' 촬영 당시에는 실내 스튜디오가 없었으나, 지난해 약 47억 원을 들여 복합형 특수촬영장으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대형 수조는 가로 58m, 세로 24m, 높이 4m의 크기로, 면적은 1천392㎡에 부피가 5천568㎥나 됩니다.

이 대형수조 안에 기택네 반지하 집과 골목 등 20동 40가구를 세트로 제작해 2018년 3∼6월 3개월 동안 '기생충'을 촬영했습니다.

세트장에서 완벽하게 재현된 한국 반지하 집의 구조와 골목의 분위기 등은 봉준호 감독의 정교함을 나타내는 별명인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을 또 한 번 증명하며 많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영화 '기생충' 촬영현장인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사진=고양시 제공, 연합뉴스)
특히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 기택네가 박사장(이선균)의 고급 저택에서 빠져나와 높은 계단을 지나 물에 잠긴 반지하 동네를 맞닥뜨리는 장면은 영화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고급 저택에서는 운치를 더하는 풍광처럼 느껴지던 거센 빗줄기가 반지하 집에 들이닥칠 땐 일상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하는 현실의 아이러니를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고양시에 따르면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물이 50t이나 동원됐습니다.

수돗물을 사용했다면 매우 큰 비용이 들었겠지만, 폐정수장을 리모델링해서 지은 고양특수촬영아쿠아스튜디오인 만큼 공릉천에서 취수한 물을 공급해 비교적 경제적인 비용으로 촬영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촬영에 사용된 물은 다시 정화시켜 내보냈습니다.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는 고양시 덕양구 통일로 396번길 250에 위치하며,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에서 불과 10㎞ 떨어져 있는 등 접근성이 우수합니다.

아쉽게도 현재 기생충 세트장은 철거된 상태입니다.

이곳에서는 '기생충' 이외에도 영화 '명량', '신과 함께', '인천상륙작전', '해무'를 비롯해 드라마 '도깨비' 등이 촬영됐으며, 영화 '타워'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가제)'도 지난해말 촬영을 마친 상태입니다.

고양시는 스튜디오 주변 약 24만7천500㎡(7만5천 평) 규모의 영상문화단지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용역도 추진 중입니다.

고양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적인 작품이 계속해서 제작될 수 있도록 고양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의 시설 운영과 인프라 확충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외국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받았으며,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사진=고양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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