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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가둔 아름다움…검은 옻칠로 더 빛나는 '인내의 결실'

<앵커>

자개의 섬세한 작업과 반복되는 옻칠은 한국적인 공예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 줍니다. 이 과정이 현대적인 주제와 어우러지며 독특한 미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바탕에 화려한 여인의 뒷모습이 선명합니다.

보랏빛 장갑은 자개, 흰 피부는 달걀 껍질, 그리고 머리는 금박으로 장식한 뒤 옻칠을 반복해서 영원한 아름다움을 화폭에 가뒀습니다.

작가는 특히 여인들의 뒷모습에서 드러나는 심미감에 집중했습니다.

자개를 작게 잘라 만든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옻칠 바탕 위에 활짝 피어나 사방으로 뻗어 나갑니다.

여행을 앞두고 설레고 들뜬 여인들, 모자와 가방, 옷에 가득한 한글 자모 역시 함께 세계로 떠날 채비를 마쳤습니다.

잘게 쪼개진 달걀 껍질은 커다란 나무가 되고, 금박 의자에 그늘을 내주며 사색의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작품마다 모두 바탕은 검은 옻칠입니다.

나무판에 삼베를 붙이고 옻칠을 반복해 만들어진 검은색 바탕을 작가는 '칠흑의 태반'이라고 규정합니다.

[공숙자 : 옻이라는 것은 칠해놓으면 자꾸 색깔이 점점 깊이 있게 됩니다. 단순한 블랙이라기 보다. 끝없이 깊이가 있습니다. 심연처럼.]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인내의 결실', 지난했던 옻칠의 과정이 아름다움으로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반복된 작업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성취가 작가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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