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4관왕…韓 영화 101년 · 아카데미 92년 새 역사

<앵커>

어제(10일)는 한국 영화 101년의 역사와 9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가 새로 작성된 날이었습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어제 오스카 트로피를 모두 네 차례나 들어 올렸습니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인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 최초로 최고 영예인 작품상까지 차지했습니다.

LA에서 정준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작품상에 기생충이 호명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의 봉준호 감독을 주연배우 송강호 씨가 얼싸안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쓸며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습니다.

92년 아카데미 역사의 여러 기록도 갈아치웠습니다.

자막의 장벽을 극복하고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품에 안았습니다.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역대 두 번째로, 1956년 이후 64년 만입니다.

또 아시아 감독이 할리우드가 아닌 아시아에서 제작한 영화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것도 봉준호 감독이 처음입니다.

[봉준호/영화 기생충 감독 : 이 트로피를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다른 감독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쾌거는 무엇보다 백인 중심적인 할리우드의 오랜 배타적 문화를 극복했다는 데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생충을 이을 차기작으로 한국어 영화와 영어 영화 두 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출연진과 제작진은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 초에 서울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팬들에게 아카데미 수상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