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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뜻밖의 신임 靑 방위산업담당관…방위산업 전문가 맞나

작년 10월 서울공항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국산 무기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달 조직 개편을 하면서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방위산업담당관을 신설했습니다. 국방개혁비서관 산하 2급(국장) 자리이지만 청와대의 방위산업 책임자이다 보니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등 방위산업 관련 공공기관뿐 아니라 국내 모든 방위산업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위산업 컨트롤타워입니다. 최고의 방위산업 전문가가 맡아야 합니다.

누가 청와대 방위산업담당관을 맡는지 방위산업계, 군의 관심이 컸습니다. 뜻밖의 인물이 됐다는 소식입니다. 청와대 안보실 최용선 전 행정관입니다. 이번 정부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에는 광주 광산구청 정책팀장이었습니다. 민형배 구청장, 최치현 민원실장과 함께 광산구청 3인방이 함께 청와대에 진입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최용선 신임 방위산업담당관은 이외에도 2명의 국회의원 보좌관을 역임했습니다. 그의 경력을 아무리 뒤져봐도 방위산업과 접점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최용선 방위산업담당관을 방위산업 전문가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 신임 청와대 방위산업담당관 최용선은 누구
최용선 신임 청와대 방위산업담당관
최용선 신임 담당관은 이번 정부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었습니다. DMZ 평화 둘레길 사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화 둘레길의 안전, 환경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해 "허망한 말장난"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물의를 빚었습니다. 물론 그는 페이스북 해당 글을 곧 내렸습니다. 안보실 행정관 자격으로 현역 장성들을 종종 만났는데 함께 논의한 주제가 부적절했는지 정치권과 군의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입성 전에는 광주 광산구청에서 정책위원, 정책팀장으로 일했습니다. 구청 정책팀장이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을 맡는다고 했을 때도 적절한 기용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민형배 구청장, 최치현 구청 민원실장과 함께 우르르 청와대로 들어가자 여권 유력 정치인과 인연이 작용했다는 인사평이 돌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권은희 의원 보좌관도 했습니다. 권은희 의원은 2년간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었지만 국방위원으로서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습니다. 송영길 의원은 아예 국회 국방위원회에 소속된 적도 없습니다.

최 담당관의 청와대 안보실 입성 전 경력을 보면 권은희 의원 보좌관으로서 국방위원 업무를 보좌한 게 방위산업 관련 이력의 전부입니다. 이번 정부 청와대 안보실이 방위산업 관련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지도 않았으니 최용선 방위산업담당관은 전반적으로 방위산업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 방위산업담당관은 어떤 자리

방위산업담당관은 2급 국장입니다. 방위산업담당관실은 담당관 포함 4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나머지 3명은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용선 담당관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여권 인사들은 방위산업담당관이 이번 정부 방위산업의 컨트롤타워라고 입을 모읍니다.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국내 민간 방위산업체를 총지휘·감독하고 신규 무기 도입 및 개발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2급 국장이지만 대한민국 방위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자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여당의 한 보좌관은 "최용선 담당관을 방위산업 전문가로 볼 수 없다", "뜻밖의 기용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보좌관은 "본인이 방위산업을 잘 안다고 말한다던데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월 총선에 도전하는 한 여권 인사는 "여당에서도 이해 못할 인사인데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습니다.

최용선 신임 청와대 방위산업담당관에 대한 기대보다는 비판과 우려가 훨씬 많습니다. 무기 도입과 개발이 군의 전문적인 소요에 따르지 않고 정무적 판단에 휘둘릴까 걱정입니다. 비판과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방산비리 여파로 바닥을 기고 있는 한국 방위산업이 큰 위기를 맞을 공산이 큽니다. 군 무기체계 구색도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쓸데없는 비판, 괜한 우려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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