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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웅' 의사 리원량 사망…中 전역 애도 물결

<앵커>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렸던 중국 의사가 환자들을 치료하다가 자신도 감염돼 결국 오늘(7일) 숨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처음에 그 의사가 괴담을 퍼뜨린다고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런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와 영웅을 애도하는 물결이 중국 전역에 퍼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송욱 특파원입니다.

<기자>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확진이다"

우한 중앙병원의 안과 과장 리원량이 지난 1일 SNS에 올린 글입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이 처음으로 경고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고 오늘 새벽 34세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리원량은 지난해 말 대학 동창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 감염 환자 7명의 발생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리원량과 동창 의사 등 8명은 괴담 유포 혐의로 공안에 불려 갔습니다.

[1월 2일, 중국 CCTV 보도 : 사실이 아닌 것을 전하는 것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공안 당국은 위법행위를 한 8명을 법적으로 처리했습니다.]

이후 신종 코로나는 급속히 퍼져 나갔고, 리원량은 사태를 예견한 영웅이 됐습니다.

[쩡광/중국 질병 예방통제센터 수석연구원 : 이분들의 말이 사실이었음이 증명됐습니다. 마땅히 보호받고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리원량은 발생 초기 보호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리원량 (CNN 전화 인터뷰) :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요.]

리원량은 병석에서 건강한 사회에 한목소리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 회복해 다시 환자를 돌보고 싶다 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베이징 시민 : (사망 소식 듣고) 너무 안타깝고 괴로웠습니다. 이런 분은 정말 드물거든요.]

SNS에는 발생 초기 은폐에 급급했던 당국과 관료주의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리원량 사망에 당혹한 중국 정부는 관련 기사와 SNS를 검열하며, 우한에 진상 조사팀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지만, 애도와 분노의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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