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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교민들 "50도짜리 백주로 손 세정…다 필요 없고 의료품 좀"

중국 교민들 "50도짜리 백주로 손 세정…다 필요 없고 의료품 좀"
▲ 박원우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 회원과 함께 현지 동포사회에 대한 이야기 나누는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중국 교민들의 모임인 중국한국인회 임원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구호품 지원이 급선무라고 호소했습니다.

박 시장은 7일 시청 시장실에서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 박원우 회장 등을 만나 중국 현지 동포 사회 지원 등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박원우 회장은 "구호품이 가장 시급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마스크가 없어서 면 티셔츠를 잘라서 봉제해 쓰는 형편에 있고, 손 세정제가 없으니까 50도짜리 중국 백주를 대신 쓰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사드 문제로 3년간 고통받았고, 작년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1년간 고생했다"며 "이제 좀 나아졌나 싶었더니 바이러스까지 오니까 폭탄을 맞은 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신동환 톈진한국인회 회장은 "내일(8일) 중국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마스크를 구해서 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겨우 500개를 보냈다"며 "어제 더 주문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톈진에서는 '마스크를 들고 오지 못하면 비행기를 연기하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총연합회 이옥경 부회장은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안 쓰면 공안들이 강제로 하차시킨다. 마스크 없이 백화점에 들어갔다가 공안이 수갑을 채운 경우도 봤다"며 "마스크가 가장 시급하다"고 거들었습니다.

김관식 광저우한국인회 회장은 "다른 것은 다 필요 없고 우선 의료품이라도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며 "교민들은 목숨을 걸고 있다. 10년, 20년을 지낸 삶의 터전인데 버리고 (한국으로) 올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오해가 있는 것이,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한 분들은 실질적으로 교민이 아니고 유학이나 파견 등으로 와 계시던 분들"이라며 "교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날 수 없어서 대부분 귀국을 포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어제로 1차 잠복기가 끝났다고 했고, 오는 20일까지를 2차 잠복기로 잡았다"며 "긴급 구호 물품은 앞으로 2차 잠복기 안에 들어와야지 그 이후에 오면 크게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고 즉각적인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구호품에 더해 경제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신동환 회장은 "2월은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대기업은 그래도 낫겠지만, 중소기업은 상당한 자금난을 겪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고개를 드는 '중국 혐오' 등의 위기를 극복하면 한중 관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산동연합회 전용희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안 온다고 아우성치다가 이제는 중국인은 오지 말라고 하면 되느냐"며 "'우한 폐렴'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도 교민들은 굉장히 우려한다. 그렇게 몰고 가면 중국인을 폄하하는 것이 된다"고 걱정했습니다.

한 참가자는 "중국인은 특성상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을 절대 잊지 않는다. 지금 의료품을 중국인들과 나눠서 쓰고 있는데 이런 것이 중국 매스컴에 아주 크게 보도가 된다"며 "저희에게 큰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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