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첫 경고한 중국 의사 리원량 사망

중국 우한에서 퍼지고 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던 의사 리원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했습니다.

중국 우한 중앙병원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리원량이 현지 시간 오늘(7일) 오전 2시58분쯤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한 중앙병원은 "리원량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싸우다 불행히도 감염됐다"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보건기구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중국 매체들은 리원량이 폐렴 증세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지만 우한시중심병원은 중환자실에서 리원량이 긴급 소생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이 사실을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됩니다.

리원량은 작년 12월 30일 화산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사스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동료의사들의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이 사실은 인터넷에 급속히 전파돼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공안은 리원량과 다른 의사 친구들을 데리고 가 이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면서 '훈계서'를 받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정부의 부실한 초기 대응에 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은 리원량을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됐습니다.

리원량이 위중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우한 중앙병원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댓글이 50만 건 가까이 쇄도했습니다.

(사진=리원량 웨이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