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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왔다" "열난다" 말에 진료 거부…병원도 과민 반응

<앵커>

보신대로 바이러스는 국경이 없습니다. 더 퍼지는 걸 막으려면 의심 증상 있는 사람들 빨리 확인하고 그에 맞는 의료 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 갔었다는 이유로 또 열이 좀 있다는 이유로 아예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들도 있습니다.

병원도 할 말이 있다는데, 이 내용은 박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 강릉시에 사는 35살 강 모 씨는 지난달 말, 생후 31개월 된 아들을 치과에 데려갔다가 진료 접수를 거부당했습니다.

7일 전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후베이성과 멀리 떨어진 산둥성 칭다오시에 있었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는 대형 병원 진단까지 받았다고 설명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강 모 씨/진료 거부 경험자 : 자기 나라에 왔는데도 이방인이 돼버린 거죠. 중국에서 온 것만으로 무슨 바이러스 환자인 것처럼….]

경기 용인시에서는 열이 38.5도까지 오른 70대 어머니를 모시고 내과를 찾았다 진료를 거부당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진료 거부 경험자 : 저희 어머니 해외여행 가신 적도 없고 중국 가신 적도 없고 그런데, 진료를 거부당해서 그냥 보건소로 갔어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의심되는 특정 증세를 보일 때 보건소에 신고하고 환자를 보내도록 하는 것이지만, 병·의원들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 성남시의 경우에는 진료 거부가 잇따르자 "중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진료를 거부하면 고발 조치될 수 있다"는 별도 공문까지 일선 병원에 발송했습니다.

하지만 병원들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진료 접수 거부 의사 : 다른 내원 환자들에게도 전파가 되면 안 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가면) 건물 자체가 이제 폐쇄가 되고.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정부도 병원들의 우려를 반영해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다녀가서 피해를 본 업체나 병원에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말뿐, 구체화 된 건 없습니다.

공포감만큼이나 막연한 정부 대책 속에 환자와 의료진, 일선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박선수, CG : 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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