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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법원, 아제르바이잔 전 은행가 부인 검은 재산 '계속 동결'

영국에서 명품 쇼핑과 부동산 구입에 수백억원을 쓴 아제르바이잔 전직 국영은행장 부인의 재산이 계속 동결되게 됐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항소법원(court of appeal)은 자신의 자산에 대한 영국 정부의 동결 명령을 중단해달라며 자미라 하지예바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자미라 하지예바가 구체적인 재산 출처를 밝힐 때까지 계속해서 재산을 동결할 수 있게 됐다.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이날 판결이 도움이 되는 선례를 만들 것이라며 환영했다.

하지예바는 국영은행인 '아제르바이잔 인터내셔널 은행'의 전직 행장인 자항기르 하지예바의 부인이다.

자항기르 하지예바는 2016년 대규모 사기와 횡령죄로 15년의 징역형과 3천900만 달러(460억 원)의 환수를 선고받았다.

이와 별도로 영국 정부는 2010년부터 영국에 거주해 온 부인 자미라 하지예바가 사들인 2건의 부동산, 2천200만 파운드(약 340억원) 가치에 대해 동결 명령을 내렸다.

2018년 '맥마피아법'(McMafia)으로 불리는 반부패 법령의 일환으로 도입된 '해명되지 않은 재산의 출처 공개 명령'(UWO·Unexplained Wealth Order)이 적용됐다.

이는 사기나 횡령 등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유럽경제지역(EEA) 이외 출신 정치인이나 관료, 그들의 가족이 영국에 보유한 재산의 출처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부패한 외국 관리들의 '검은돈'이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영국에서 세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영국 법원에서 이를 처벌하기 위한 증거를 찾기 쉽지 않은 만큼 UWO를 적용해 소유자가 직접 자금출처를 소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UWO가 적용되는 동안에는 부동산 등 해당 재산을 팔거나 양도할 수 없다.

만약 재산 소유자가 자금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 NCA가 법원에 압수를 요청할 수 있다.

자미라 하지예바는 'UWO'에 의해 재산이 동결된 최초의 인물이다.

하지예바는 부동산 투자 외에도 영국 런던의 명품 백화점인 '해로즈'에서 10년 동안 1천600만파운드(약 250억원)를 쇼핑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장난감 가게에서 100만파운드(약 15억원)를 쓰는가 하면, 향수에 25만파운드(약 4억원), 고급 초콜릿 구입에 한 번에 3만파운드(약 5천만원)를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하지예바는 이같은 영국 정부의 자산 동결에 소송을 제기해 몇년째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그녀는 2018년 11월 체포됐지만 이후 보석으로 석방됐으며, 현재 아제르바이잔의 범죄인 인도 요청과 관련해서도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불공정한 재판을 받아 수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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