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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면치레 나선 동장군, 반짝 입춘 한파…내일(6일) 서울 -12℃

겨울이 포근해도 너무 포근하다는 걱정을 의식해서일까요? 오늘(5일) 아침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서울 기온은 영하 11℃까지 내려가면서 올 들어 가장 낮았습니다. 지난 12월부터 시작한 이번 겨울 들어서도 최저기온입니다.
 
추위하면 떠오르는 강원산지 기온은 더 많이 내려갔는데요, 내설악과 화천 등 일부 기온이 영하 2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모처럼 제대로 된 겨울 추위가 이어진 셈인데, 이 정도면 기록적인 한파라고 할 수는 없지만 쉽게 견딜만한 추위도 아닙니다.
 
바람도 좀처럼 약해지지 않아서 실제 느끼는 체감추위는 훨씬 강합니다. 오후에도 영하의 추위가 이어지면서 가장 따뜻한 시간대인 오후 3시 서울 기온은 영하 5.3℃, 체감온도는 영하 10.7℃를 기록했습니다.  그야말로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추위입니다.
한파에 중무장한 시민 (사진=연합뉴스)
겨울이 추운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입춘 절기라고 해서 봄을 갑자기 느낄 정도로 기온이 오르는 것도 아니죠. 실제로 입춘 절기인 2월 4,5일은 일 년 가운데 기온이 가장 낮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입춘 절기는 아직 춥지만 봄이 멀지 않았다고 알리는 성격이 더 강합니다.
 
다만 이번 입춘한파는 그동안 느꼈던 겨울공기와는 사뭇 다른 찬 느낌을 전하고 있어 충격이 클 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의 경우 지난 1월 가장 낮았던 기온이 새해를 연 1일에 기록한 영하 6.5℃였거든요.
 
최저기온이 영상을 기록한 날, 그러니까 아예 영하의 추위를 느끼지도 못한 날도 31일 가운데 8일이나 됐으니 올 겨울은 조금 지나치게 포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세워진 기록들도 하나같이 역대 급입니다. 한마디로 한반도 기상역사를 다시 쓴 따뜻한 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1월 전국 평균기온이 2.8℃로 평년보다 3.8℃가 높았고 최고기온은 영상 7.7℃, 최저기온은 영하 1.1℃로 평년보다 각각 3.4℃, 4.5℃가 높았습니다.
 
현대적인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인데 1℃만 높아도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서 피해가 우려되는데 무려 4℃ 가까이 높았으니 벌써부터 걱정이 큽니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말입니다.
 
지난 12월에 이어 올 1월에도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진 것은 북쪽 찬 공기가 제대로 밀려오지 못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한반도로 유입됐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추위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시베리아 찬 공기가 예년만 못했고, 그나마 이 공기가 북쪽으로 치우쳐 영향을 주면서 이렇다 할 추위가 아예 없었던 것입니다.
 
최근 온난화의 역설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겨울만 되면 밀려 내려왔던 북극 찬 공기도 올해는 강한 소용돌이에 갇혀 극 지역을 맴돈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 겨울에는 눈 대신 비가 내린 날도 많아서 1월 강수량은 83.4mm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던 반면, 적설량은 0.1cm 밖에 기록하지 못해 가장 적었습니다.
 
2020년 1월 전지구 기압계 모식도
앞에서 잠간 언급했듯이 이렇게 포근하기만 하면 생태계가 받는 충격은 상상이상일 수 있는데, 그나마 이번 한파가 잠시나마 걱정을 잊게 하고 있습니다. 시베리아 찬 공기가 모처럼 한반도로 이동한 것인데 겨울의 제모습을 되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내일(6일) 아침까지 한파가 이어집니다. 기온이 오늘보다 조금 더 내려가겠는데요, 서울 기온은 영하 12℃, 철원은 영하 17℃, 대관령은 영하 21℃까지 떨어지겠습니다. 물론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낮겠습니다.
 
내일 오후부터는 기온이 영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고 금요일 오후부터는 점차 평년수준을 회복하면서 이번 한파가 물러가겠습니다. 한파가 물러간 이후에 이번처럼 강력한 한파가 또 밀려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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