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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통과한 바람 속도 2배 빨라져…태풍 때 초속 108m로 증폭

빌딩 통과한 바람 속도 2배 빨라져…태풍 때 초속 108m로 증폭
바람이 해안가 초고층 빌딩 사이를 통과하면서 속도가 최대 2배까지 빨라지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부산 해운대구는 한국재정분석연구원이 제출한 '빌딩풍 피해 예방대책 강구를 위한 학술용역' 중간보고서를 오늘(5일) 공개했습니다.

해운대에는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28개 동이나 밀집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운대구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빌딩풍을 연구하고자 지난해 6월 용역을 발주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를 수행한 한국재정분석연구원은 초고층 빌딩이 있는 5개 지구에 풍속계와 풍향계를 설치해 관측값을 얻었습니다.

5개 지역은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WBC건물 일대, 달맞이 고개, 미포 지역입니다.

그 결과 건물 사이를 통과한 바람은 순간 최대 2배까지 가속되는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바람이 초속 2, 10, 20, 30, 40, 50m 등 6가지 경우로 불 때를 확인했는데 대부분 경우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강풍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초속 10m의 바람이 부는 날에도 초고층 엘시티가 있는 미포 지구에서는 강풍 주의보 기준인 초속 21.5m의 바람이 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풍 주의보 수준인 순간 최대 초속 20m 바람에는 태풍과 같은 바람인 초속 43m로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태풍으로 최대 초속 50m 바람이 관측된 날, 마린시티와 미포에서는 각각 순간 최대 초속 87m, 108m의 엄청난 바람이 불었습니다.

순간 최대 초속이 20∼30m만 넘어도 성인이 제대로 서 있기 힘듭니다.

하지만 초고층 빌딩 배치로 인해 바람이 오히려 줄어들거나, 무풍지대로 변하는 반대의 경우도 나왔습니다.

특히 센텀시티 지역의 경우 서로 일정한 간격으로 마주해 배치된 건물이 바람을 상쇄하며 이런 현상이 일부 나왔습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빌딩풍 영향도 차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재정분석연구원 한 관계는 "해운대의 경우 봄·여름·가을에는 남서풍과 북동풍이 불고, 겨울에는 북서풍이 부는 등 바람이 다양하다"면서 "하지만 건물 배치로 바람길이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바람길의 긍정적인 효과도 관찰됐습니다.

한국재정분석연구원 한 관계자는 "바람이 부는 곳은 물웅덩이나 해충, 오염물질, 열섬효과가 없었다"면서 "도심을 설계할 때 빌딩 바람길을 잘 터주면 매우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구는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초고층 빌딩 건축 시 건축물의 빌딩풍으로 인한 주변 환경에 미치는 연구를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측정하는 방법 등을 법제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빌딩풍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고민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최초로 연구용역 시작했다"면서 "행안부가 이러한 관심 탓에 올해 연구용역비 16억 원을 부산시로 내려보내 본격 빌딩풍 연구가 시작되려고 하는데 좀 더 폭넓고 깊은 연구를 통해 좋은 제도적 결과를 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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