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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서만 4명…우한 '더플레이스'서 왜 국내 확진자 많았을까

한곳서만 4명…우한 '더플레이스'서 왜 국내 확진자 많았을까
국내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환자 16명 중 4명은 중국 우한에 있는 대규모 의류 상가 내 '더 플레이스'에서 일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네 명의 확진 환자가 이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여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왜 이곳 출신 국민들이 감염 사례가 특히 많았는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4일) 질병관리본부의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확진자 중 3번(54세 남성), 7번(28세 남성), 8번(62세 여성), 15번(43세 남성) 환자는 '더 플레이스'에서 일을 하던 상인들입니다.

이들 중 3명은 '더 플레이서'의 4층에서, 1명은 1층에서 주로 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의 조사 상황에 비춰보면 이들이 주로 활동하던 '더 플레이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한 교민들에 따르면 '더 플레이스'는 우한 최대 번화가인 '한정제' 한복판에 자리 잡은 패션 한류 전문 상가입니다.

현지에서는 '우한의 동대문'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동대문 일대의 의류 상가들은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더 플레이스'는 중국 푸싱그룹이 운영하는 거대 복합 쇼핑몰인 윈상·우한국제패션센터의 5개 건물 중 B동의 1∼5층을 쓰고 있습니다.

윈상·우한국제패션센터는 작년에 문을 연 깨끗한 새 시설입니다.

'한국관'으로도 불리는 '더 플레이스'에 입주한 상점들은 수백 개에 달하는데 많은 가게는 중국 현지인들이 운영하고, 한국 상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는 50개 가까이 됐던 것으로 추산됩니다.

우한 교민들은 '더 플레이스'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은 이곳이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인 데다가 이곳에서 일하는 한국 상인들이 유독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더 플레이스'는 유학생까지 포함해 최대 1천 명에 달했던 우한 교민 중 가장 많은 이들이 모여 일했던 공간입니다.

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최대 번화가에 있는 윈산·국제패션센터는 하루에도 수만 명의 유동 인구가 오가는 곳이었습니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을 통해 우한 전역에 퍼진 상태에서 '더 플레이스'의 상인과 고객들도 감염을 피할 수 없었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밝혀 훗날 크게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우한 시민들은 바이러스 확산 초기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공중 밀집 장소를 돌아다녔는데 이는 '우한 폐렴' 확산을 초기에 막지 못하는 데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국내의 일부 언론은 '더 플레이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는 화난 수산시장과 매우 가까운 곳이라면서 연관성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업종상 '더 플레이스'는 수산물과 야생동물 등 식자재를 주로 파는 화난수산물도매시장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또 두 곳 사이의 거리는 6.6㎞ 정도로 지근거리도 아닙니다.

이 거리는 서울로 치면 광화문에서 여의도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결과적으로, 우한시에서만 확진 환자가 이미 6천 명이 넘을 정도로 도시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가운데 유동 인구가 특히 많던 '더 플레이스'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한 우한 교민은 언론 통화에서 "더 플레이스가 있는 패션 센터의 규모는 우리나라의 대형 의류 쇼핑센터의 서너배 이상 된다고 보면 된다"며 "최고급 백화점 수준으로 잘 지어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한국 상인 진출의 표지석 같은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자 이곳 영업이 중단되면서 '더 플레이스' 상인 대부분은 우한이 봉쇄되기 전 대부분 개별 입국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내 확진 환자 4명은 모두 개별 입국 후 증세가 나타나면서 병원을 찾은 경우입니다.

이 밖에도 최근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교민들 중에도 일부 '더 플레이스' 근무 한인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보건 당국은 '더 플레이스'에서 활동하던 확진 환자가 4명이 나온 만큼 이곳을 오간 이들이 적극적으로 당국에 알려주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어제 브리핑에서 "국내로 들어온 분(더플레이스 관련자)은 대부분 관리가 되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얼마나 들어왔는지는 정보를 확인 중"이라며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우한시 '더 플레이스' 상가에서 근무 또는 방문한 적이 있는 분 중 감염이 의심되는 분은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통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우한 총영사 직무대리인 이광호 부총영사는 "'더 플레이스'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모이는 곳이고, 사업을 하시는 우리 국민들도 많이 있다 보니 감염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사람은 한국에 일찌감치 입국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한국 보건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 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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