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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까지…애써 키운 장미 갈아엎어" 화훼 농가의 탄식

"신종 코로나까지…애써 키운 장미 갈아엎어" 화훼 농가의 탄식
▲ 폐기되는 경남 밀양 강재희 씨 장미 농가의 장미

"신종 코로나 때문에 추운 겨울 보일러 가동하며 애지중지 키운 장미꽃들을 다 버리게 생겼습니다."

부산 강서구와 경남 밀양에서 장미 농사를 22년째 짓고 있는 농민 강 모 씨는 오늘(4일) 언론 통화에서 "오늘 밀양에서만 장미 1천500단(1단 10송이)을 폐기했다"며 길게 한숨을 내 쉬었습니다.

강 씨는 "(화훼유통단지에) 꽃을 팔러 나가도 경매가 계속 유찰되고 있다"며 "주변에 소규모 농가들이 피해가 심각해 대규모 농가인 우리가 공급 조절을 위해 꽃을 버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졸업·입학 시즌 대목만 바라보고 난방비 들여가며 꽃을 키웠는데 경매에 참여해도 계속 유찰되고 있다"며 "22년째 장미 농사를 지으면서 이런 적은 처음인데 현수막이라도 내걸어 정부에 대책을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졸업과 입학식이 축소·취소되면서 화훼농가와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농협 부산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현재 장미꽃 1단은 4천∼6천 원가량(경매가 기준)에 중도매인에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매가에서 수수료 7% 제외하면 농민들 난방비도 못 건진다고 하소연합니다.

농협 부산 화훼공판장 기준으로 지난해 졸업과 입학 시즌 장미꽃 1단은 1만2천∼1만5천 원에 경매됐습니다.

안개꽃도 마찬가지입니다.

안개꽃은 지난해 1단에 1만5천∼2만5천 원 경매가를 형성했지만, 올해는 6천∼8천 원으로 60% 이상 경매가가 낮습니다.

농협 부산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중국산 증가 등 화훼업계에 여러 악재가 있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다"며 "농가와 도매상, 소매상 할 것 없이 사태가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농민 강재희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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