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전세기 탑승 교민들 '밤 8시 집결' 안내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퍼진 우한과 후베이성의 인근 지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는 교민들에게 정부 전세기 탑승을 위해 거점 지역에 집결하라는 통보가 갔다.

30일 우한에 있는 우리 교민들에 따르면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이날 탑승 대기자들에게 개별 안내 전자 메일을 보내 밤 8시까지(현지시간) 우한시 4곳의 거점에 모이라고 알렸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중국과의 전세기 운항 협의가 완료됐다면서 이날 밤 전세기 1대가 우한 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동적인 운항 일정에 속을 태우던 탑승 대기 교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무거운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한에서 음식점을 하는 교민 홍 모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교민들이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한국 내 반응을 알아 미안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며 "아마 제가 한국에 있었어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민들 사이에서는 중국 당국이 이날 한 편의 전세기 운항만 허가하고 31일 추가 전세기 운항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원하는 이들이 모두 귀국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불안감도 남아 있다.

가장 마지막 항공편에 타겠다고 신청한 홍 씨는 "자리가 모자라게 된다면 저는 다른 분에게 자리를 양보해드리고 여기 남아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 철수용 전세기 탑승 신청을 한 우한 및 인근 후베이성 일대 교민은 700명가량이다.

우리 정부는 30∼31일 이틀에 걸쳐 하루 두 대씩, 총 4대의 전세기를 투입해 신청자들을 모두 데려올 계획이었으나 중국은 이날 한 편의 전세기 운항만 우선 허가했다.

오늘(30일) 탑승 예정 교민들은 우선 이날 밤 거점에 모여 우한 공항으로 이동하고 나서 검역과 출국 절차를 밟고 나서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전세기는 이날 오후 8시 45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우한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31일 새벽 우한 공항에서 이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