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 시위 실탄 진압에 사상자 속출…"전쟁터 방불"

이라크 당국이 넉달째 이어진 반정부 시위를 끝내려 실탄을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군·경과 시위대의 대치 현장이 전쟁터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어제(27일) 이라크 남동부 나시리야에서 군경의 실탄 진압으로 시위대 75명 이상이 다쳤다고 경찰과 의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부상자들은 대부분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시위대가 모여 있는 곳에 픽업트럭을 탄 무장 괴한이 들이닥쳐 총격을 가해 2명을 살해하고 시위대 천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습니다.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고 시위대가 격렬하게 저항하며 거리 곳곳이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난 주말 동안 시위대 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관서를 습격해 차량에 불을 질렀고, 벽돌을 쌓아 견고한 엄폐물을 세웠습니다.

작년 10월부터 고질적 경제난과 부패, 외세 개입에 항의해 바그다드와 남부 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된 시위와 유혈 진압으로 지금까지 이라크 전역에서 500명 넘는 시위대가 숨진 것으로 추산됩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바그다드 주재 16개국의 대사는 이라크 시위 진압 군경의 실탄 사용을 규탄하고, 진상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