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뿌연 미세먼지, 뿌연 대책…시민 참여 당위성 제공해야

미세먼지, 뿌연 수원 시내, 미세먼지 나쁨 (사진=연합뉴스)
● 미세먼지 줄어드는데 커져가는 걱정?

2019년 지난 한 해 전국의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47일이었다. 최근 5년 중 가장 적은 일수를 보였다. PM10과 PM2.5로 나누어 따져봤을 때도 '나쁨' 일수는 가장 적었고 추세도 모두 감소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이유가 뭘까? 물론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기존에 몰랐던 미세먼지의 위해성이 드러나게 된 까닭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이다. 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분명 줄고 있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들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 참조) 시민들이 눈과 피부로 답답하고 뿌연 하늘을 느낄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의 경우 2015년 초미세먼지 고농도 일수(51㎍/㎥ 이상)가 11일이었지만, 2019년에 26일로 두 배 넘게 치솟았다. 미세먼지 연평균만 보면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고농도 사례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시민들의 걱정이 증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초 학계에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아무리 높아져도 75㎍/㎥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나름의 상한선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2018년 1월, 무려 100㎍/㎥을 넘기면서 고농도 미세먼지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고농도 먼지 사례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 관련 수정
● 미세먼지 대책은?

정부 차원에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시 같은 경우엔 지난 2018년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던 날, 차량 2부제와 함께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는 등 저감조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과 함께 시민들이 감수한 불편을 생각해보면 실제 저감효과는 미미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 당시 서울시는 저감정책으로 평균 2㎍/㎥ 정도의 저감효과를 봤다. 저감효과는 분명했던 것이다. 하지만 64~106㎍/㎥을 넘나드는 미세먼지 농도에 시민들이 느끼는 저감효과는 매우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불편함을 감수했지만 만족스러울 만큼 미세먼지는 줄지 않은 것이다.

● 해답은 비와 바람

미세먼지를 가장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비와 바람이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날들 대부분 날들은 바람이 불지 않아 대기 정체가 이어졌다. 미세먼지가 해소될 수 없었던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겨울철 '삼한사미'라는 말도 이런 바람과 미세먼지 사이의 관계에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는 겨울철 북쪽의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데, 이 고기압이 확장돼 찬 공기가 내려오면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람에 의해 미세먼지가 해결된다. 반대로 고기압의 영향이 적은 날은 바람이 불지 않아 대기 정체가 이어지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마다 우리의 바람대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들어올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인공적으로 전국 단위의 미세먼지를 쓸어버릴 만큼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내기도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바람은 우리 사례에 완벽한 해답이 될 수 없다.
날씨, 비, 우산, 폭우, 소나기 (사진=연합뉴스)
● 인공강수로는 고농도 미세먼지 씻어낼 수 있을까

바람이 힘들다면 강수는 어떨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어렵다. 국내 한 연구진이 서울에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가 발생했을 때, 인공강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연구진은 고농도 사례의 경우에 구름의 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수록 운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구름이 적게 발생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 기온(T)과 이슬점온도(Td) 차이인 습수를 조사했다. PM10 농도가 높아질수록 습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아래 그래프 참조) 습수가 높아질수록 건조하고 응결이 어려워 구름은 발생하기 힘들다. 액체와 고체 물의 총량인 LWP와 IWP도 측정했는데 PM10 농도가 증가할수록 작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아래 그래프 참조) 즉 PM10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구름이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발생한 상태에서도 구름 속 물의 양이 적을 가능성을 높다는 것이다. 결국,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인공강수로 만들 수 있는 강수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관련 수정
● 티끌 모아 태산

지난해 기상청은 경기 화성시 서해안 일대에 장비를 설치하고 인공강우를 이용해 해무를 줄이는 연구에 착수했다. 실험 결과에 따라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알 수 있듯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인공강우로는 뚜렷한 저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농도 사례 발생 시에는 국내 요인보다 국외 요인이 많다. 특히 중국발 미세먼지는 단연 고농도 사례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나라를 위해 발 벗고 나서 미세먼지를 줄일 거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다.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티끌과 같은 미세먼지들이 모여 우리에게 피해를 끼치듯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모든 시민들의 노력이 모여야 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단기적인 노력인 저감정책 이외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체감하기 위해선 전반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사업장, 민간부문 등의 에너지 사용부터 생활에서 나오는 전반적인 미세먼지까지 기본적인 발생 요인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처럼 막연히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으니 참여하라는 것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구체적인 지표를 제시해 시민 참여의 당위성을 제시한다면 시민들의 참여율도 지금과는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 송재인; 염성수. 미세먼지저감을 위한 인공강수 가능성 진단. 한국기상학회 학술대회 논문집, 2019, 19-19.

* KEI 2018-19 미세먼지 통합관리 전략 수립 연구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