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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품이 아니라 짐…"이런 기부는 하지 마세요!"

호주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세계 곳곳에서 기부와 함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주 산불 현장에 기부하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뭘까요?

[대니얼 앤드루스/호주 빅토리아 주지사 : 너무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지만 우리에겐 옷도 음식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기부는 멈추는 게 중요합니다.]

재난 상황인데 음식이나 옷 기부가 필요 없다니 조금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호주 빅토리아 주지사가 이런 기부를 멈춰달라고 한 건, 사태를 수습하는데 도움보다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니얼 앤드루스/호주 빅토리아 주지사 :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화재진압에 사용해야 할 자원들을 분산시키고 있습니다.]

시간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 의류나 식료품을 관리하려면 따로 인력을 투입해야 하고 보관장소까지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죠, 지난해 4월 강원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전국에서 구호 물품으로 보낸 헌 옷이 골칫거리가 된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SNS에 '헌 옷을 기부하면 이재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상황이 더 난감해졌습니다.

[권미영/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 100분 정도씩 막 들어가서 사실 재난 현장에서 봉사 활동할 게 많은데 정말 많은 봉사자들이 체육관을 몇 개씩 점거해서 그 물품들을 정리하느라고 정말 힘들었거든요.]

당시 강원도 고성군에 구호물품으로 들어온 헌 옷은 무려 53톤, 이 중 30톤이 마지막까지 보낼 곳이 없어 버려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옷을 보관한 뒤 처리하는데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 구호품이 아니라 짐이 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뜻으로 한 기부가 현장에서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현금을 기부하거나, 아니면 구호 단체 등을 통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해 본 뒤 그에 맞는 물품을 기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 호주 산불 현장에 헌옷 기부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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