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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 카메라 차고 '대리 바둑'…입단대회 'AI 커닝'

<앵커>

바둑 프로기사 입단 대회에서 이어폰과 몰래카메라를 차고 대국에 나선 선수가 현장에서 적발됐습니다. 뭔가 미심쩍어 확인을 해보니 누군가 이어폰 너머로 훈수를 두고 있었는데, 그 고수가 사람이 아니라 AI였습니다.

민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낡은 기원에서 바둑을 두는 두 사람, 그리고 그 바둑판을 화면으로 내려다보는 다른 이들.

고수가 대신 바둑을 둬 주는 이른바 '대리 바둑'의 영화 속 장면인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한국기원에서 열린 프로기사 입단대회 본선 64강 경기에서 이어폰을 끼고 바둑을 두던 A 씨가 현장에서 적발됐습니다.

A 씨는 귀에 붕대를 감아 이어폰을 숨겼고, 외투 단추엔 바둑판을 비추는 몰래카메라가, 옷 안엔 수신기가 있었습니다.

카메라로 대국 상황을 외부에 있는 B 씨에게 전하면 B 씨가 다음 수를 알려줘 바둑을 뒀는데, 대국 스타일이 뭔가 수상하다고 여긴 참가자들의 신고하면서 부정 행위가 들통났습니다.

기원 확인 결과 A 씨는 B 씨로부터 인공지능 AI가 알려준 수를 전달받아 대국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기원은 해당 AI가 이세돌 9단의 은퇴 경기 상대였던 한돌과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자 장비 착용 금지를 권고만 했던 한국기원은 32강전부터 부랴부랴 금속탐지기까지 도입했습니다.

[입단대회 참가자 : (원래는 참가자들이) 그냥 다 알아서 하는 것이었는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있어 가지고 (보안 검색이 강화됐습니다.)]

한국기원은 A 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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