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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검찰, 대통령 비판하던 전 대선후보 루아얄 조사

프랑스 검찰이 사회당 대선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66) 극지 특임대사가 직원들과 예산을 자신의 사적인 일에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과 행보를 SNS를 통해 잇따라 비판해온 루아얄은 정부로부터 이미 극지 특임대사직을 사퇴하라는 압력에 직면한 데 이어 검찰 조사까지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15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랑스에 따르면 프랑스경제범죄검찰청(PNF)은 최근 세골렌 루아얄 극지 대사의 공금유용 의혹에 대해 예비조사를 개시했습니다.

예비조사는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 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보 수집과 관련자 의견 청취 등 일종의 내사를 진행하는 절차입니다.

2017년 9월 프랑스의 극지 특임대사로 임명된 루아얄은 특임대사실 직원들을 공무와 관련 없는 자신의 저서 홍보 행사나 자신이 설립한 재단의 일을 시키고 관련 예산을 전용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세골렌 루아얄은 프랑스 중도좌파 사회당(PS)의 중량급 정치인으로, 2007년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나섰다가 니콜라 사르코지에게 패한 바 있습니다.

그는 같은 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과 과거 25년간 사실혼 관계로 지내며 4명의 자녀를 낳은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루아얄은 2017년 마크롱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는 프랑스 정부의 극지 특임대사로 임명돼 3명의 직원과 연 10만 유로(1억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북극과 남극에 얽힌 국제 문제를 다루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크롱이 루아얄을 극지 대사로 임명한 것은 사회당 대선 후보를 지내고 올랑드 대통령 재임 시 환경부 장관까지 역임한 루아얄이 유엔환경계획(UNEP) 대표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후 일종의 '자리 챙겨주기'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마크롱과 루아얄은 올랑드 대통령 밑에서 각각 경제장관과 환경장관을 지내며 내각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입니다.

루아얄은 라디오 프랑스의 추적 보도가 시작되자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루아얄의 공금유용 의혹이 불거지기 전부터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개편 구상 등 정부 정책을 잇달아 공개석상과 자신의 SNS를 통해 비판해 정부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왔습니다.

루아얄은 지난달에는 프랑스앵포 방송에 출연해 마크롱 대통령이 현재의 연금개편 파업 위기에 당연히 책임이 있으며 가혹한 연금개편안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외무부는 루아얄이 대사로서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의무를 망각했다면서 주의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고, 루아얄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서신도 공개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오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루아얄의 해임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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