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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가짜 약 피해 극심…연 10만 명 사망

아프리카 가짜 약 피해 극심…연 10만 명 사망
▲ 아프리카의 '거리에서 판매된 약, 객사를 부른다'는 문구로 가짜 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선전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맞붙은 아프리카 토고.

이곳에서 재단사로 일하는 아야오 히에비(52)는 4년 전 말라리아와 장티푸스에 걸려 동네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복용했습니다.

그는 곧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나흘 간 약을 복용해도 도리어 상태가 악화해 걸을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결국 수도 로메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치료를 위해 복용한 말라리아 약과 항생제가 가짜라서 신장이 손상됐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그는 결국 한쪽 신장을 떼어냈고, 정기적으로 신부전 투석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히에비의 사례처럼 아프리카가 위조 약품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위조 또는 수준 이하의 약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은 매년 약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정합니다.

전미 열대의학위생학회는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말라리아 치료제 때문에 목숨을 잃은 5세 이하의 영유아만 하더라도 12만2천 명에 달한다고 2015년 추산한 바 있습니다.

취약한 법제도와 열악한 보건체계, 만연한 빈곤 등이 가짜 의약품을 파는 암시장의 성장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AFP는 지적했습니다.

2013년 이래 전세계에서 압수되는 가짜 약품의 42%는 아프리카에서 나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장 문제가 되는 약품으로 항생제와 항말라리아제를 꼽고 있습니다.

가짜약의 경우 환자들의 건강과 목숨을 위협할 뿐 아니라, 정작 우수한 필수 의약품에 대한 거부감도 키운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이런 재앙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토고를 비롯해 콩고, 감비아, 가나, 세네갈, 니제르, 우간다 등 아프리카 7개국 정상은 오는 17일 로메에 모여 가짜약 거래를 불법화하는 데 합의할 예정입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가짜약 거래가 광범위한 실정입니다.

가짜약 밀매업자들은 보다 엄격한 통제를 거치는 번듯한 약국에서 지불해야 하는 약품 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원산지가 불분명한 조잡한 약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노선트 코운데 크페토 토고 제약협회 회장은 "가짜 약의 원산지를 추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제조업체는 약품이 식별되지 못하도록 (유통)경로를 감춘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판매되는 약품의 30∼60%는 가짜약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크페토 회장은 대부분의 가짜 약은 중국이나 인도에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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