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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에 '첫 메달'…'윤성빈 라이벌' 겅원창은 누구인가?

[취재파일] 중국에 '첫 메달'…'윤성빈 라이벌' 겅원창은 누구인가?
'중국의 윤성빈'이 등장해 중국 스포츠계가 흥분에 빠졌습니다. 이름은 겅원창. 윤성빈보다 1살 어린 겅원창(25세)은 지난 11일 새벽 프랑스 라플라뉴 트랙에서 끝난 스켈레톤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2차 시기 합계 2분 00초 29로 한국의 간판스타 윤성빈과 공동 동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중국 스켈레톤 사상 첫 월드컵 메달입니다.
▲ 중국 시나스포츠 보도 캡처
겅원창이 처음으로 시상대에 오르자 <중국 시나스포츠>는 '중국 스포츠의 영예, 동계올림픽 종목에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중국 최대 방송사인 <CCTV>도 관련 뉴스를 속보로 전하며 겅원창의 인터뷰까지 방송했습니다. 특히 중국 언론은 겅원창이 짧은 기간에 기량이 급성장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챔피언인 윤성빈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메달 획득이 2022년 자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실력을 보유했음을 보여줬다며 큰 기대감도 나타냈습니다.

중국에서 스켈레톤은 일반 사람들에게 생소한 종목입니다. 겅원창이 메달을 따내자 중국 매체들은 "스켈레톤이 최고 시속 130㎞나 되는 용사들의 경기"라며 스켈레톤의 특징, 경기 방법, 역사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겅원창의 등장으로 중국에서는 스켈레톤을 비록해 썰매 종목 붐이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부터 5년 전인 2015년 초만 해도 겅원창은 키가 큰 육상 멀리뛰기 선수였습니다. 그해 7월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자 중국 정부는 대대적으로 동계 스포츠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이 때 스켈레톤 유망주 10명을 선발했는데 이 가운데 1명이 바로 겅원창이었습니다.

그 당시 중국에는 스켈레톤 경기장도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겅원창은 겨울이 되면 캐나다와 독일을 오가며 훈련했습니다. 그는 "처음 시작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무서웠고 몹시 긴장을 했다. 썰매를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훈련하니까 공포감이 사라지고 매우 짜릿한 종목이라고 느꼈다"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겅원창의 기량은 10명 중 독보적이었습니다. 1년도 채 안 돼 대륙간컵에서 19위를 차지했고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는 7위까지 올랐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출전해 30명 가운데 13위에 자리했습니다.

겅원창이 급성장을 한 배경에는 본인의 천부적인 자질과 부단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멀리뛰기 선수였던 그는 뛰어난 도움닫기 능력은 물론 순발력에 탄력과 유연성까지 겸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스타트를 비롯해 고속 주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제프 페인을 영입해 집중 훈련을 받은 것도 기록 단축에 기폭제가 됐습니다. 제프 페인 코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은메달리스트로 윤성빈을 가르쳤던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윤성빈(왼쪽 세번째)과 겅원창
2년 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겅원창은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윤성빈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전반적인 실력은 윤성빈보다 못하지만 그에게는 '홈 트랙'이란 무기가 있습니다. 스켈레톤은 종목 특성상 개최국 선수에게 크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 때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가 금메달을 따냈고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한국의 윤성빈이 시상대 맨 위에 섰습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은 베이징 북서쪽에 위치한 옌칭에서 열립니다. 만리장성 관광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옌칭 트랙이 올해 안에 완공되면 중국의 겅원창은 이곳에서 주행 연습을 수없이 하면서 코스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올림픽 트랙 주행이 40회로 제한되지만 겅원창은 1,000번까지도 탈 수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겅원창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평창올림픽을 통해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했다. 이후 스타트 능력이 향상됐고 주행 기술도 더 좋아졌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추기 위해 훈련과 노력을 더 하겠다"며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메달을 향한 각오를 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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