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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새보수당, '탄핵의 강' 건널까…통합까지는 '가시밭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오늘(13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재건 3원칙'에 교감을 이루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새보수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3원칙 수용에 대해 오늘 한국당이 간접적으로 화답하고, 새보수당이 즉각 이를 인정하면서 양당간 대화 테이블이 마련되게 됐습니다.

보수 진영의 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출발하는 것은 2016년 12월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0여 명의 집단 탈당으로 분열한 이후 3년여만입니다.

황 대표는 오늘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언급, "저희도 동의한 보수·중도 통합의 6대 기본원칙이 발표됐다. 이 원칙들에는 새보수당에서 요구해온 내용도 반영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보수당이 요구한 통합 원칙과 한국당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 방식을 통해 밝힌 것입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사진=연합뉴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 발언이 전해진 지 두시간 만에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서, 보수재건과 혁신 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이 보수재건 3원칙 포함된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 간의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11월 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지 2개월여만에 겨우 대화가 시작된 것이지만, 총선을 불과 석 달 남겨둔 시점이어서 보수통합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논의는 보수 정당 창당준비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는 별도로 양당이 구성한 논의체를 통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보수통합 논의가 투트랙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하 책임대표도 "저희 생각에 혁통위는 자문기구이고, 혁신적 보수통합이 잘될까 걱정하고 도와주는 분들이 있으니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실질적인 통합까지 넘어야 할 산은 수두룩합니다.

우선 통합과 관련한 각 당 내부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국당 안팎에서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는' 통합에 반대 목소리가 의외로 크다는 점은 향후 논의에서 불씨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공화당의 통합 참여 여부는 쟁점이 될 공산이 큽니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린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오늘 한국당 김우석 당 대표 상근특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 등을 겨냥해 "탄핵과 보수분열의 책임을 질 사람들이 오히려 보수대통합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우리공화당과 태극기 집회 세력과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대표도 참석했습니다.

창당한 지 열흘이 채 되지 않은 새보수당에서도 통합에 대한 반발 기류가 감지됩니다.

일단 한국당과의 통합은 결국 돌고 돌아 간판만 바꿔 단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대로 된 혁신 없이는 국민 시각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보수정당간 결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요구해온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여부에 대한 인정을 너무 성급하게 했다는 반발도 있습니다.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진행 상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어떻게 창당한 지 1주일이 갓 지났는데, 이런 협의를 진행할 수 있나"라며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가역적인 명문화를 통해 일을 추진해도 못 미더운 판에 구체적 표현 없는 말의 향연으로 일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귀국이 임박한 안철수 전 의원의 합류 여부에 대한 견해 차이도 통합 논의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입니다.

한국당은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통합의 문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 세력'으로 넓게 열어놓았습니다.

반면 새보수당은 "우리의 통합 대상은 한국당 하나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를 두고 바른미래당을 함께 창당하며 정치적 실험에 나섰으나 결국 화학적 결합에 실패한 점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하 책임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계와의 통합 가능성'을 묻자 "안 전 의원쪽은 집권당을 심판하는 야당의 길을 갈 것인지, 여당·야당을 다 심판하는 제3당으로 갈 것인지 등 노선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통합 논의에 이은 통합신당 결성 작업이 무르익을수록 치열한 지분 다툼도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총선이 임박함에 따라 공천권을 두고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고, 향후 지도체제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서도 치열한 기 싸움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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