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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못 입겠다"…창고에 쌓인 軍 보급 '겨울 패딩'

<앵커>

국방부가 두 달 전에 곧 다가올 겨울에 매서운 추위 잘 견디라고 전방에 있는 병사들한테 처음으로 패딩 점퍼를 나눠줬습니다. 육군만 10만 벌 정도 됩니다. 그런데 적잖은 수가 아직까지 병사들에게 안 가고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먼저 최고운 기자가 왜 그런 것인지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동계형 패딩을 받고도 못 입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것은 지난달, 제보자를 만나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제보 병사 : 저희 중대 기준으로 80명 중 20명 정도가 그냥 아예 (신청한) 치수가 안 나왔어요. (4분의 1 가까이 안 나왔다고요?) 네, 다른 중대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안 나왔어요.]

이 부대만의 일일까? 일선 병사들을 만나봤습니다.

[병사 A : 치수 큰 건 많이 안 나왔고. 자기가 신청한 것보다 하나 아래 정도가 나왔어요. (100을 신청했는데 95를 받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대부분…]

[병사B : 치수에 비해서는 좀 작은 것 같아요. 90, 95 치수 물량이 많이 남아요.]

취재진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정부 인트라넷인 온-나라 시스템에서 육군 군수사령부와 일선 부대 보급 담당자들이 나눈 보고 내용을 입수했습니다.

"작은 치수는 착용이 불가능합니다. 200명 중 50명이 착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전군에서 우선 보급한 GOP 사단에서 정작 이 GOP 부대로 전입오는 용사들이 현재 착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병사들 불만이 많이 발생해 보급을 안 해주느니만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됩니다."

항의성 요청이 빗발치는데도, 육군 군수사령부 담당자는 추가 보급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큰 치수를 요구해도 보급할 수 있는 물량이 없고, 추가 조달은 빨라야 올해 5월에 납품 가능하다는 설명뿐입니다.

지휘부는 '안 된다'는 말뿐이고, 고생은 하급부대 몫입니다.

"상급 부대에서 해결 방안이 없다고 하시면 최하급 부대에서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는지요?"

육군은 지난해 동계형 패딩 9만 9천 벌을 전방 부대부터 우선 보급했습니다.

55억여 원이 투입됐지만, 보급이 잘못되면서 부대 창고에 쌓인 물량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일선의 증언입니다.

[제보 병사 : '못 입는다, 옷이 안 들어간다' 그러니까 그대로 재고 상태가 되어버리는 거죠.]

국방부는 올해 동계형 패딩 사업에 123억 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김준희, CG : 홍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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