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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다툼에 희생된 사람들…민항기 격추 '참변의 역사'

국가 간 다툼에 희생된 사람들…민항기 격추 '참변의 역사'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근처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의 원인은 이란군의 미사일 발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란 군 당국은 오늘(11일) 국영TV를 통해 의도하지 않게 우크라이나 여객기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람의 실수 때문에 여객기에 미사일을 쏜 것이라고 격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승무원과 탑승객 176명 전원이 숨진 이번 사고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우려가 깊어진 상황에서 불거진 안타까운 참사로 기록됐습니다.

과거에도 냉전기 서방과 소련의 진영 갈등, 역내 불화로 긴장 속에 민항기가 군의 고의 또는 실수로 격추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역대 민항기 격추 가운데 최근 사건은 6년 전인 2014년 7월 17일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 추락입니다.

범인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소행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이륙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추락했고,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사망했습니다.

국제 사고조사팀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사고와 연루돼 있단 의혹을 제기했지만, 러시아 측은 해당 참사와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10월 4일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출발해 러시아 노보시비리스크로 향하던 러시아 시베리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에 맞았습니다.

탑승자 78명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 군대가 훈련 중 발사한 미사일에 여객기가 격추된 책임을 인정한 뒤 사과했고 배상까지 했습니다.

1988년 7월 3일에는 교전 중 착각에 의해 이란 여객기가 격추됐습니다.

이란항공 655편이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국 해군 함정 빈센스호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탑승객 290명이 전원 사망했습니다.

이란 군함과 교전 중이던 미 해군은 때마침 상공을 지나던 여객기를 이란 공군기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1983년 KAL기 격추사건 사망자 합동위령제
269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3년 9월 1일 대한항공(KAL) 여객기 폭파 사건도 역대 최악의 여객기 격추 사건 중 하나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AL 007편은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을 침범했다가 사할린 부근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격추됐습니다.

당시 소련은 해당 여객기가 미국의 감시 비행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이후 미국, 일본, 소련 합동 조사단이 오호츠크해상에서 항공기 블랙박스를 수색했지만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980년 6월 27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출발해 팔레르모로 향하던 이타비아 항공 870편이 팔레르모 북쪽 우스티카섬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승객과 승무원 81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이탈리아에서는 무수한 음모론이 나왔지만, 진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 대법원은 2013년 이탈리아 정부가 희생자 유족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음모론 가운데 가장 설득력을 얻던 군용기의 미사일 발사를 근거로 판결했지만, 미사일이 누구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1973년 2월 21일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리비아 항공 114편이 이스라엘 전투기에 격추돼 시나이반도 사막에 추락했습니다.

당시 탑승한 113명 중 5명만이 살아남았고 나머지는 모두 사망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격추 항공기가 수에즈 운하 근처와 시나이반도에 있는 이스라엘 군사시설 위를 지나자 착륙을 지시했지만 거부당했다며, 테러를 차단하기 위해 격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외에도 1955년 7월 27일 이스라엘 여객기가 폭풍 속에서 불가리아 영공에 진입했다가 불가리아 전투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58명이 전원 사망했고, 1954년 7월 23일에는 중국의 전투기들이 영국 여객기를 타이완의 전투기로 오인해 공격해 탑승자 18명 중 10명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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