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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국양제 거부감 속 타이완 대선…2천만 유권자 선택은

2천만 명에 가까운 타이완 유권자들이 오늘(11일) 차기 총통을 뽑는 투표에 나섭니다.

올해 타이완 총통 선거는 지난해부터 부쩍 거세진 중국의 일국양제 수용 압박과 홍콩 시위의 영향으로 타이완에서도 반중 정서가 크게 고조된 가운데 치러진다는 점에서 세계인의 눈길이 쏠립니다.

타이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타이완 전역 1만7천226개 투표소에서 진행됩니다.

총 2천360만 명의 타이완인 가운데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만 20세 이상 유권자는 1천931만 명입니다.

전산 방식으로 진행되는 개표 결과는 한국 시간 밤 11시쯤 나올 걸로 선관위는 예측했습니다.

이번 대선에는 친민당까지 총 3개 정당이 대선 후보를 냈지만 타이완 독립 성향인 집권 민주진보당과 제1야당 중국국민당의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돼 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 총통이 재선에 성공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여론 조사 공표가 가능했던 지난달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국민당 후보인 한궈위 가오슝 시장을 여유 있게 앞섰습니다.

지난달 27∼28일 진행된 안정책협회의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54.9%로 국민당 한궈위 후보의 22.1%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과거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국민당에 크게 패하면서 차이 총통의 정치 생명이 사실상 끝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군사·외교·경제 등 다방면에 걸친 중국의 압박 강화와 지난해 6월부터 본격화한 홍콩 시위의 영향으로 타이완에서 반중 정서가 커지면서 독립 성향인 차이 총통은 극적으로 지지도를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국공내전에 패해 타이완 섬으로 온 국민당은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중요시해왔다는 점에서 크게 불리한 처지입니다.

그렇지만 국민당은 선거 운동 기간 마지막에 타이베이와 가오슝에서 지지자들을 대거 모은 초대형 유세를 성공시키면서 막판 판세 뒤집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당 측은 타이완 내 반중 정서 고조의 영향으로 국민당 지지 의사를 드러내지 못하는 '샤이 한궈위' 성향의 유권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은 민진당을, 중·장년층은 국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대만에서 젊은 계층의 투표 열기가 이례적으로 높아 눈길을 끕니다.

타이완서 20∼35세 유권자는 약 500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에 달하며 올해 대선에서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도 118만 명에 달합니다.

역대 타이완 대선에서 청년층의 투표율은 50∼60%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80% 이상인 65세 이상 유권자보다 크게 낮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위 사태가 타이완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집단으로 귀향 전세 버스를 마련하는 등 투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타이완에서는 부재자 투표 제도가 없어 투표하려면 반드시 주소를 둔 곳에 가야 합니다.

최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해외에 나가 있던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귀국했다면서 여권 사진을 올리는 '인증 열풍'도 일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총통 선거 투표를 할 수 있는 이들 중에는 만 20세인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도 있습니다.

쯔위는 지난 7일 타이완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해 타이완 언론들은 그가 첫 선거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6년 쯔위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타이완 국기를 들었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총통 선거 전날 밤 사과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사건은 타이완 유권자들을 크게 자극해 차이 총통의 당선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편 이날 타이완은 국회의원인 입법위원 선거도 동시에 치릅니다.

타이완 국회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총 113석입니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진당이 과반인 68석을, 국민당은 35석을 각각 얻었습니다.

민진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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